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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과자 먹고 위장에 구멍...'질소열풍' 연기꽃에 가려진 위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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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용가리 과자가 그렇게 무서웠다니.

과자를 먹으면 입에서 연기가 나 어린이들 사이에 인기폭발인 이른바 ‘용가리 과자’를 먹은 12세 어린이 위에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이 용가리 과자의 위험성에 술렁이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용가리 과자를 사달라고 요구에 무심코 사줬던 부모들로선 위험천만한 과자로 경각심이 높아지게 됐다.

용가리 과자는 컵에 과자를 담고 액체 질소를 주입해 파는 것으로 ‘질소 과자’로도 불린다. 먹으면 용이 입에서 뿜어내는 것처럼 연기가 난다고 해서 용가리 과자로 이름 붙여져 젊은층까지 인기를 모아왔다.

3일 오마이뉴스는 지난 1일 충남 지역의 한 워터파크에서 용가리 과자를 먹고 12세 A군이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큰 응급수술로 위에 생긴 천공을 봉합했다고 보도했다. 또 의료진 설명에 따르면 위에 구멍이 뚫린 것 외에도 식도와 위벽에 멍이 들어 언제 다시 천공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중환자실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병원 의료진은 A군이 액화질소를 주입한 용가리 과자를 먹고 쓰러졌다고 하자 액화된 질소를 사람이 마실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군은 용가리 과자를 먹기 위해 과자가 든 컵을 입에 털어넣으면서 액화된 질소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용가리 과자의 위험성이 A군의 수술로 잘 알려지게 된 것이다.

용가리 과자를 만드는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영하 196도 이하로 보존된 액화 질소를 뻥튀긴 과자에 뿌려 용기에 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작은 뻥튀기 과자에 질소를 뿌린 용가리 과자. [사진출처=트위터]

주로 워터파크나 길거리에서 용가리 과자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액화 질소를 저장해놓은 작은 설비를 이용하는데 밸브를 열고 과자 위에 액화 질소를 뿌리는 순간, 액체였던 질소가 상온과 만나 흰 연기로 기화하는 방식이다. 드라이아이스처럼 이렇게 연기꽃이 사방으로 피어오르기 때문에 어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문제는 액화 질소다. 산소와 다르게 반응성이 없어 과자 부패, 산화 등을 막는데 활용되는 질소가 연기로 스며든 과자만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 그러나 용가리 과자를 담은 컵 아래에 액화된 상태로 남아 있는 질소를 먹게 되면 A군처럼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과자 제품을 부풀려 포장하는데 질소가 사용되는 데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만 액화 질소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용가리 과자를 담은 용기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이러한 액화 질소의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무허가로 영업행위가 이뤄져 식품안전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식품안전 문제에서도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이번 용가리 과자 사고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질소 열풍’으로 불리는 다양한 질소 주입 식음료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의 78%를 차지하는 원소인 질소를 활용해 용가리 과자 외에도 질소 커피, 질소 아이스크림, 질소 주수 등이 히트상품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추세다. 질소가 액체에 닿을 때 생기는 미세한 거품이 진한 맥주를 마시는 듯 새로운 커피 마시기의 경험을 선사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자 요리’도 질소를 이용해 새로운 식감을 만들어내기도 있다.

식품 과대포장의 상징으로 통하던 질소가 식품에 색다른 식감과 재미를 선사하면서 새로운 대접을 받고 있지만 상존하는 액화된 질소의 위험성 점검 차원에서 소비자들도 주의를 기울여할 필요가 있다.

말할 때마다 연기가 피어올라 신기하고, 입에 넣으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고 바삭하다는 식감으로 어필했던 용가리 과자. 동글동글하고 작은 뻥튀기 과자들을 올망졸망 컵에 담은 게 보통 3000원에 팔리는 새 길거리 과자로 인해 먹거리 안전불감증을 되돌아보게 한다. 용가리 과자의 연기꽃에 감춰진 위험을 하나씩 들춰봐야 할 때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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