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 '화염과 분노' 성에 안찬다는데...야당서 자제촉구 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11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가 중에도 ‘말 폭탄’은 그치지 않는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휴가를 시작하면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휩싸일 것”이라고 대놓고 북한에 엄포를 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북한이 괌 포위사격 검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하자, 트럼프의 입이 다시 거침없이 열렸다.

직설법은 아니었지만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화염과 분노’ 정도의 말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그 정도의 표현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고 대북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을 할 때는 하더라도 대놓고 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AP통신,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8일 던진 ‘화염과 분노’ 경고가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던 같다”며 “우리는 군이 100%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보다 더 강력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일단 “두고 보자”로만 답했다.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북한을 자극해 오판을 낳게 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미 정가, 언론에서 제기되는 것을 다분히 의식한 듯 그 부분에 대해선 직설법을 쓰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가 사랑하거나 우리가 대변하는 동맹이나 미국에 대한 공격을 생각이라도 한다면, 그들은 매우 매우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괌 포위사격 등을 포함해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대량보복이 단행될 것임을 내비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행동을 바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어떤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장을 던졌다.

VOA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배석한 사실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사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한반도를 충격에 빠트려 ‘8월 위기설’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무장관을 포함해 비강성파 참모들까지 나서 트럼프 발언 수습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의 대북 시각차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를 돌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동참을 설득해왔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전날 이동하는 기내에서 트럼프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의한) 임박한 위협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에 우리와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어력을 분명히 전달하길 원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을 곁들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유례없는 화염과 분노의 보복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자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의 대변인 성명에서 한 단계 높여 하루 만에 전략군 사령관이 나서서 미국 영토인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실행에 옮길 의지를 구체화했다.

1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락겸 북한 전략군 사령관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을 동시 발사하는 괌도(島)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시점과 관련해서는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해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알아들을 만큼 충분한 경고를 했음에도 미군 통수권자는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녕의사(망발)를 또다시 늘어놓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직격탄을 날렸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괌 포위사격 검토 성명 발표에 대해 성명전으로 맞서면서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을 파멸로 이끌 어떠한 도발 고려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 세습정권에는 매우 민감한 ‘정권의 종말’이라는 표현이 나와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못지않은 파장을 부르고 있다.

이같이 북한과 미국 간에 연일 격화되는 ‘말 폭탄’으로는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는 한반도 긴장 국면에서 미국 야당은 대북 강경 발언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민주당 의원 61명은 10일 틸러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과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핵전쟁 망령’의 가능성까지 높이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트럼프의 발언은 오랫동안 미국을 자국에 대해 위협이라고 규정해온 북한 내부의 선전을 오히려 도와주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언행이라고 지적한 뒤 트럼프와 행정부 관리들이 최대한 신중하고 섬세한 언행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말의 전쟁’이 이처럼 격화되면서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안보라인도 당혹감 속에 대응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정례회의를 열어 한반도에서의 긴장 해소와 평화 관리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핵심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현 긴장상황 완화와 근본적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NSC 상임위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고조나 무력 충돌은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미국 등 주요국과의 협력 아래 한반도 긴장해소와 평화 관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로 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최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성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