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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태풍 하토가 할퀸 수마, 한국을 갈라놓았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2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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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홍콩이 태풍 하토에 속절없이 강타 당했다. 23일 홍콩에 상륙해 마카오, 중국 남부까지 강타한 제13호 태풍 '하토(HATO)'의 습격으로 24일 오전 현재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통신,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전날 여객선 운항이 전면 금지되고 480편의 여객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홍콩을 경유하는 비행기도 발이 묶여 한국 여행객들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무엇보다 10여 차례 경고가 이어진 가운데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하토가 강타하면서 홍콩에서는 증권거래소가 휴장하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관공서와 법원도 모두 문을 닫는 등 태풍피해에 대비했다.

태풍 하토가 시속 175㎞의 속도로 홍콩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홍콩 당국은 2012년 이래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홍콩 당국은 태풍 하토 여파로 도심을 이리저리 습격한 급류에 시민과 차량들이 휩쓸려 121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이번 태풍 하토 영향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던 83세 홍콩 노인은 자살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만 매체 에투데이는 24일 홍콩 태풍 피습 속에 중화권을 대표하는 톱 영화배우인 ‘영웅본색’의 주인공 주윤발의 선행을 알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들을 홀로 옮기고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는데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바로 주윤발이었다는 보도였다. 주윤발은 쓰러진 가로수로 인해 교통이 막히자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도로에 넘어져 있는 나무들을 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주윤발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는데, 도로 위에 나무가 있는 것을 봤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쓰러진 나무를 옮겼다"고 답했다.

홍콩에서는 홍콩 태풍 경보로는 최상급인 '시그널 10'이 내려졌다. 2012년 7월 이래 5년여 만의 최고 경보. 1946년 이후 70년 동안 이번까지 15차례밖에 발령되지 않은 초강도 경보여서 홍콩 태풍 강도를 짐작케 했다. 홍콩에서는 1962년 태풍 '완다(Wanda)'의 상륙으로 130명이 사망하고 7만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최악의 재앙을 겪은 바 있다.

홍콩 태풍 피해가 불어나는 가운데 AFP통신에 따르면 시속 140km가 넘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하토의 영향으로 마카오에서만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카오 현지 언론은 한 남성이 강풍으로 벽이 무너져 부상을 당한 후 사망했으며, 다른 남성은 4층 테라스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남부 광둥성에서도 홍콩을 경유한 태풍 하토의 영향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만6817명이 긴급 대피했다. 200만여 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홍콩 태풍 피해를 낳은 하토의 수증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몰려왔지만 세 기류가 만나 충돌을 일으키면서 우리나라는 중부는 호우, 남부는 폭염의 양극화 양상이 이틀째 이어졌다. [사진출처=기상청]

홍콩에 상륙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은 태풍 하토가 중국 남부를 거쳐 베트남 하노이 북부 쪽으로 진격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틀째 영향을 미쳤다. 23, 24일 양일간 우리나라는 중부 지방에서는 호우 특보가 내려지는 등 장대비가 쏟아진 반면 남부 지방에서는 폭염 특보가 발령되는 양극화 양상이 벌어진 것이다. 호우와 폭염이 오르내리며 숨바꼭질을 했던 올 여름 장마와는 달리 중부와 남부를 가르는 기류가 강하게 버티면서 이런 극과 극의 날씨를 보였다.

홍콩에 상륙한 태풍 하토로 인해 발생한 수증기가 북상하면서 중부 지방의 강수량을 배가시켰다. 중부지방까지 북상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한랭건조한 기류가 충돌을 일으키면서 중부와 남부를 가르는 극명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 틈바구니로 태풍 하토가 낳은 수증기까지 흠뻑 머금은 온난습윤한 기류가 끼어들면서 우리나라에서 모두 ‘삼색 기류’가 뒤섞여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남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남서쪽의 태풍 하토는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중부지방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이같은 기류 충돌이 만약 남부지방에서 발생했다면 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방은 강수량 부족을 해결해줄 수 있었지만 중부 지방에서 정체되는 바람에 그런 효과는 가져오지 못했다. 전남, 경남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500mm 안팎으로 평년의 절반 수준이며 45년 만의 최저 강수량이다. 홍콩을 할퀸 태풍 하토는 혹시나 했지만 우리나라 남부지방에는 그다지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이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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