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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자성 목소리, ‘바보야 문제는 민생이야!’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바보야 문제는 민생이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는 이 구호를 내세워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당선됐다. 뜬금없이 이 구호를 다시 꺼내드는 것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와 비슷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당초 중점을 뒀던 ‘적폐청산’보다 ‘민생’에 방점을 두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시선을 끌고 있다.

추미애(오른쪽 여섯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오른쪽 일곱번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앞세운 것은 ‘적폐청산’ 국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추석 연휴 첫 메시지로 “적폐청산과 개혁은 사정이 아니라 권력기관과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누적되어온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혁신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라며 이러한 흐름에 무게를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또한 결을 같이했다. 추미애 대표는 11일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 명령인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으로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쟁 만들기에 불과하다”며 목청을 돋웠다. 우원식 원내대표 또한 “문재인 정부의 첫 국감이자 과거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책임이 크다”며 거들었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적폐청산’에 치중하다보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중국 사드 보복 등 경제 이슈를 등한시하고 ‘민생’을 소홀히 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12~14일까지 실시해 1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떻게 변화될지’ 물어본 결과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26%였고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4%로 부정적 의견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많은 국민들이 경제를 걱정하고 있는 현실을 잘 드러내준다.

한미 FTA 재협상 돌입 또한 이런 걱정을 부채질하는데 한몫 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초 1월에 발표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폐기로 미국의 대한국 관세 수준이 FTA발효이전으로 상승할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추정되는 한국의 대미 수출 총 손실액은 약 130억 달러 정도이고 총 고용감소분은 약 13만 명에 육박한다고 분석됐다.

중국 사드 보복도 국민들을 더욱 불안케 하는 또 다른 촉매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5월에 발표한 ‘최근 한중 상호간 경제손실 점검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가 전망한 올해 한국 면세산업의 사드보복 피해는 연간 4조원에서 최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보고서의 연간 관광 산업 피해 추정 액은 무려 7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당이 ‘적폐청산’ 보다는 ‘민생’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설득력을 만들어 준다.

당 관계자는 “적폐청산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정부여당으로서의 좋은 자세가 아니다”며 “민생 문제에 집중해 경제 부분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국민들의 지지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민들이 적폐청산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이에 대한 피로도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며 “균형있는 국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 지도부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것인가?

전날 국정감사 상황실 개소식에서 추미애 대표는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 바람을 수용해서 첫 번째는 ‘민생국감’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민생’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적폐청산’ 출구전략을 고심한 흔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래 기자  srbless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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