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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감, ‘출판계 블랙리스트’ 더 있다...진중권-고도원 등 배제 의혹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10.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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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다시금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블랙리스트가 처음 알려진 뒤 국정농단 사범 재판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지만 1년 만에 이번 문체부 국감에서도 새로운 블랙리스트 의심 사례들이 추가로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13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권에서 진보 성향의 특정 작가들을 배제한 '출판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노웅래 의원은 지난해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찾아가는 중국 도서전' 60권을 선정해 결과를 문체부에 전했으나 5권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고도원의 '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정홍규의 '마을로 간 신부' 등이다. 저자들은 모두 진보성향으로 평가 받는 작가들로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선정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도 문체부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고 받은 이메일 자료를 제시하면서 문체부가 답신에 도서전 위탁도서 목록 중 조지욱이 쓰고 김동성이 그린 ‘느영나영 제주’ 등 5권을 제외하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기 의원은 “진흥원에서는 도서전 심사위원회 회의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외한 형태로 조작한 부분도 확인됐다”며 “블랙리스트가 만연했던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은 “‘느영느영 제주’는 제주 4·3사태를 다뤘고 고도원 작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 담당가였고, 정홍규 신부는 4대강 비판해온 분이며 진중권은 잘 알려진 진보인사인데 박정희 비판했다는 이유였다. 박시백 작가는 진보적인 시사 만화가로 분류됐다”면서 “이번 출판계 블랙리스트는 이전에 밝혀진 것과 별개로 2016년에 일어난 일들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문체부 공문에 담당 과장의 이름도 보이는데, 실제로 특정 책들을 임의로 배제하고 회의록을 조작했다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도종환 장관은 “진상조사위가 가동되고 있으니까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급된 ‘조선왕조실록’은 우수작품으로 상을 받기도 했고 진중권 교수의 책도 여러 언론에 소개된 책인데 어떤 이유로 배제한 것인지 규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같이 여당 의원들은 문체부 국감에서 ‘출판계 블랙리스트’ 추가 의혹을 제기한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체부와 민간 합동기구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편향돼 있다며 진상조사위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진상조사위가 계속 자료를 거부하고 있는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조사위는 편향성 있는 인사들을 대거 선임해 형평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또 문화계 편가르기가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반드시 진상조사위 회의록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종환 장관은 “진상조사위가 요구받은 자료 중에는 현재 수사 및 재판 중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돼 있는 것”이라며 “일부 회의 자료에는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인지 여부부터 판단해야 하는 것들도 있어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임을 전해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실타래처럼 얽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문체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되면서 추가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최근 JTBC와 인터뷰에서 “미학오디세이는 정치랑 전혀 관계가 없는 책인데 그 책이 왜 블랙리스트에 걸려있는지에 이해가 안 된다. 대단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문체부 국감에서 출판진흥원을 대상으로 문체부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 만큼 진상조사위의 사실 확인이 전방위로 확대될지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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