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아베 골프 회동이 말해주는 미일 외교 현주소

  • Editor. 박상욱 기자
  • 입력 2017.11.09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박상욱 기자] 얼마나 급하면 그랬을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회동 중 벙커 밖으로 나오려다 뒤로 넘어진 영상이 화제다.

앞서 유유히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가려던 아베 총리의 다급함이 드러나는 장면. 아베 총리를 ‘가장 꾸준한 구애자’라고 한 외신 평가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아베 골프 회동이 화제다. [사진출처= MBN '뉴스8']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 도쿄 외곽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골프 회동을 가졌다. TV도쿄가 공개한 항공 촬영영상을 MBN이 8일 보도한 것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골프회동 중 벙커 밖 그린을 향해 한 번에 올라가려다 실패했다. 아베 총리는 결국 벙커 안으로 한 바퀴 구르면서 모자도 벗겨졌다. 그야말로 ‘벙커의 굴욕’인 셈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등 뒤에서 벌어진 그 장면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해프닝은 아베 총리가 두 차례 벙커샷를 실패하고 세 번째 끝에 공을 밖으로 꺼내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걸어가자 이를 급히 뒤따라가다 가 넘어진 것이다. 평균 90타 안팎 실력의 소유자인 아베 골프 굴욕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 라운딩에 긴장한 탓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와 아베 총리 골프회동은 일본 NHK방송이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NHK방송은 “두 정상은 주먹을 맞추고,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하면서 친목을 도모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카트를 사용하지 않고 걷는 것은 처음 봤다”는 미국 관계자 발언도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아베 총리와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와 골프를 치고 있다”며 “멋진 두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아베 총리가 “기백이 넘치는 대화로 가득찬 경이로운 친구(트럼프 대통령)와 함께하는 골프 라운드”라고 화답한 것 또한 소개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두고 양국 관계의 균형이 심각하게 깨졌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일 “트럼프는 미묘한 방식으로 누가 대장인지를 계속 보여줬다”며 “이는 (미국과 일본의) 전후 동맹 관계에 대한 트럼프의 지지를 계속 얻기 위해 아베가 ‘전략적 노예상태’에서 기꺼이 치르려고 한 것처럼 보인 비용”이라고 평했다. 지난 2월 백악관 미일 정상회담 현장에서 아베 총리가 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손을 꽉 잡은 트럼프 대통령의 19초간 악수를 그 사례로 들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7일 “현재는 일본이 미국을 향해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감사히 여기는 관계”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총리와 각료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방문단 앞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였다”며 “아베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 중 가장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아베 골프 회동은 현재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당시 골프 회동이 두 정상간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나, 국가 주요 현안에 관한 논의를 했다면 외교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골프 회동 홍보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필요한 법적 절차는 잊었다는 지적이다.

여러 방면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트럼프 아베 골프회동은 미일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는지.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