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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 다른 동원F&B·매일유업 가공유...소비자 "속았다" 분통

- 컨슈머리서치 60개 제품조사..."가공유 4개 중 1개는 우유 비중 0%"

  • Editor. 천태운 기자
  • 입력 2017.12.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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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태운 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PB) 딸기·바나나·초코우유 등 가공유제품(가공유) 4개 중 1개는 원유(흰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식음료 대기업 자체 브랜드(PB) 동원F&B 가공유 2개 제품 '덴마크 딸기딸기우유', '바나나우유'와 저지방가공유 3개 제품 '동원 밀크팩토리코코아','딸기·초코우유' 매일유업 1개 제품 '신선한스누피초코우유'에는 우유 비중이 0%인 '무늬만 우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딸기 초코 바나나등 다양한 맛이 가미된 가공유 60종을 조사한 결과 원유(흰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15개(25%)에 달했다.

설사 들어갔다 해도 원유 함량이 절반도 안 되는 제품도 34개로 전체의 56.7%에 달했다.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거나 절반 이하인 제품을 합하면 전체 제품 중 81.7%가 대략 ‘무늬만’ 우유인 셈이다.

이들 제품은 환원유, 환원저지방우유, 혼합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들어있는 사실상 유가공 음료수다. 환원유는 탈지분유에 물을 섞어 만든다. 지방을 함량시키기 위해 유크림을 섞기도 한다.

조사 대상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우유나 밀크(milk) 명칭이 들어간 자체 브랜드(PB) 가공유 28종과 내셔널브랜드(우유 제조사 제품) 32종을 기준으로 했다.

가공유 60종 가운데 15개 전량 환원유로 제조

조사 대상 제품 중에서 원유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제품은 총 15개였다. 매일유업에서 제조한 GS25 PB제품 ‘신선한 스누피 초코우유’, 동원F&B '더 진한 바나나 담은 바나나우유'는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전량 환원유로 제조됐다.

가공유 제품별 원유 함량. [사진=컨슈머리서치 제공]

세븐일레븐 PB 제품 중 동원F&B '딸기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역시 원유가 아닌 환원유로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푸르밀 ‘생과즙 블루베리우유’, 동원F&B ‘밀크팩토리 코코아’, ‘덴마크 딸기딸기우유’, 서울우유 딸기, 초코 등에도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우리F&B의 ‘마카다미아 초코우유’, ‘카라멜 커스타드크림우유’ 등도 원유 대신 환원무지방우유를 사용한 제품이다.

푸르밀의 ‘가나 쵸코우유’, ‘검은콩이 들어간 우유’, ‘생바나나우유’ 등은 원유와 환원유를 병용 표기해, 같은 제품인양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푸르밀 측은 기본적으로 원유를 사용하나 원유 수급이 어려울 경우 환원유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가 들어있다고 해도 함량이 50% 미만인 제품도 34개로 절반을 넘었다. 매일유업의 ‘우유 속에 코코아’는 원유 함량 10%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탈지분유, 탈지유청분말, 유크림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우유 속에 바나나과즙’, ‘우유 속에 카페돌체’도 원유 함량은 15~20%에 불과했다.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 시리즈 역시 원유 함량이 30~40%에 불과했으며, 동원F&B ‘덴마크 우유’ 시리즈, 롯데마트 PB제품 ‘건국우유 초이스엘’ 시리즈 역시 원유 함량이 절반 이하였다.

가공유 제품별 원유 함량. [사진=컨슈머리서치 제공]

환원유는 ‘탈지분유를 물에 용해하고 유지방(버터, 크림)을 첨가하여 제조한다. 우유와 비슷하게 만들지만 보관이나 운반이 용이해 원유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더욱이 수입산을 사용할 경우 가격이 원유에 비해 절반이하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 제품 60개 가운데 탈지분유와 유크림 등의 원산지를 명확하게 표시한 제품 44개뿐이었다. 그중 서울우유 바나나우유, PB커피밀크 등 4종은 국산을 사용했지만 나머지 40개는 원가가 저렴한 수입산을 사용했다.

또 탈지분유는 원유에서 지방을 분리하고 수분을 제거해 만드는 터라 유지방뿐 아니라 지용성인 비타민A, 무기질 등의 함량이 신선한 우유에 비해 적거나 거의 없고 맛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컨슈머리서치 측은 설명했다.

한 누리꾼은 포털 게시판에 "아이에게 자주 우유 사 먹이는데 완전 속은 기분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누리꾼도 "무늬만 우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나는 우유들을 안심하고 먹일 수 없겠다"는 글을 남겼다.

동원F&B 측 "우유로 표기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같은 까다로운 법적 기준을 알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단순히 우유, 밀크 등의 상품명만 보고 원유를 가공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오해의 여지를 없앨 수 있는 표시 기준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을 것이란 오해를 갖게 마련”이라며 “보다 명확한 표시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가공유에 표기된 표기사항을 주의 깊게 읽고 신선한 우유인지 아닌지 구분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늬만 우유' 논란에 대해 동원F&B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에 "2012년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가공유와 우유가 성분이 유사하기 때문에 우유로 표기해도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며 "식품표시법 위반이나 관련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공유 제품별 특성에 따라 개발 단계에 있어서 원유와 환원유를 어떤 비중으로 활용했을 때 가장 극대화되는지 실험을 통해 가공유제품을 만든다. 동원F&B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권해석을 내린 것에 따라 가공유제품에 우유라고 표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가공유에 원유(우유)를 넣지 않는 것은 원가 부담, 맛, 칼로리 때문이다.  가공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맛 테스트를 한다. 소비자단체 가공유 조사에서는 우유 비중이 0% 라고 하는데 가공유에 생우유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우유를 말린 분말형태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탈지분유도 우유에서 유래한 성분이기에 우유가 안들어 갔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국산 원유는 수입산에 배해 4배 가량 비싸다. 우유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가공유에 지방이 빠진 탈지분유를 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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