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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드라이비트가 제천 대참극 불렀다?…마감재 중요성 보여준 두 화재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7.12.2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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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한가로운 오후를 만끽하기도 전에 갑작스런 제천 화재가 발생해 2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가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살아남은 이들도 유독가스를 마시는 등 부상과 고통을 호소했다. 불과 제천 화재 발생 뒤 두 시간 지났을 때까지만 해도 사망자는 18명이었으나 수색작업을 진행하며 사상자가 58명으로 늘어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10시 현재 29명이 사망했고 2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소방당국은 조사 결과 “불은 전기 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며 “특히 필로티 구조의 1층에서 시작된 화재의 유독성 가스가 계단을 타고 폐쇄구조의 2층 사우나로 집중되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불은 급속도로 번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밤 제천 화재 진화작업을 마치고 필로티 구조의 스포츠센터 8층 건물 아래부터 고층으로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은 1층을 없애고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로 설계됐다. 주차난을 해결해주는 구조이지만 화재나 지진 등 재난발생시 취약한 것으로 문제점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까지 부른 지난달 포항 지진 때도 필로티 구조의 건물들의 피해가 컸던 데서 그 실상을 잘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도 필로티 구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고 분석한다. 불이 필로티 구조로 이뤄진 스포츠센터 건물 중앙통로를 타고 급속도로 위층으로 확산됐다.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로 인해 발생한 열, 연기를 피해 대피하기 위해 내려 온 사람들이 빠져나오기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것이 지적이다. 또한 제천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 불이 붙은 자동차들이 가득 차 소방대원들이 건물 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마감재로 사용된 드라이비트가 불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품 같은 가연성 소재 위에 석고나 페인트 등을 덧바른 마감재로 화재에 취약하고 특히 유독가스를 뿜어내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가격이 대리석이나 벽돌 마감에 비해 최대 3분의 1로 저렴하고 시공 기간도 짧아 다중이용시설, 다세대주택, 창고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 제천 화재의 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드라이비트는 2015년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참사 당시 사용된 마감재로 유명하다.

제천 화재처럼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때 마감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두 사례가 올해만 두 차례 나왔다.

지난 6월 지구촌을 충격에 빠뜨린 런던 그레펠타워 화재참사. 모두 71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참사인 런던 그렌펠타워 화재는 저층에 있던 고장난 냉장고에서 시작됐다. 저층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27층까지 번졌다.

당시 리모델링에 사용한 가연성 외장재가 화재 당시 불길을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통해 외장재 강화책이 추진됐다.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발생한 86층짜리 초고층 건물 토치타워 화재는 사상자 제로를 기록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토치타워는 런던 그렌펠타워와 같은 외장재를 사용했으며 화재도 중간층부터 시작되는 등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토치타워의 불길은 한쪽 벽면의 위, 아래쪽으로만 빠르게 번졌을 뿐 옆으로까지는 번지지 않아 불길이 닿지 않는 쪽 비상계단으로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었다.

2015년 2월 한 차례 화재를 겪었던 토치타워는 이후 외벽 마감재를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여름부터 교체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아랍에미리트는 2013년부터 15m 이상의 모든 빌딩을 대상으로 내화성 외벽 마감재를 사용하도록 건물 안전 규정도 개정했으며 대부분의 두바이 빌딩은 열가소성 물질의 패널을 마감재로 사용하고 있다.

외장재 교체 과정 중에 발생한 화재였지만 방화벽 구조 덕에 대형화재를 면할 수 있었다. 두바이의 최신식 빌딩들이 강철 또는 콘크리트로 불길 확산을 막는 방화벽 구조로 지어진 점도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또 다시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6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천 화재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 드라이비트같은 마감재만 바꿔도 제천 화재같은 대참극을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감재, 건물구조 등에 대한 실효적인 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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