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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MBC연기대상 8관왕 '역적' 김상중 최교식의 울림...'대인배' 윤균상과 송선미 남편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7.12.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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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1년이 지났고 대한민국에도 저희 MBC에도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장 단순한 상식을 되찾아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저희 드라마 '역적' 통해서 말 그대로 종을 낳는 씨종이라는 표현을 쓰는 아모개(김상중 분), 그 아모개가 갖고 있는 진정성이 이 드라마의 정신이었다."

2017 MBC 연기대상 ‘올해의 드라마 부문’ 수상작으로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호명되자 김진만 PD는 1년 전 연극 무대를 보고 채수빈을 캐스팅했던 날을 돌아보며 이 같은 소감으로 큰 울림을 던졌다.

2017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역적'의 김상중. 시상자인 배우 최교식으로부터 대상을 받았다. 홍길동 역을 맡았던 윤균상은 '역적' 8관왕 영광에 함께 하지 못했다. [사진출처=MBC 방송화면]

500년 전 폭력의 시대에 나라에서는 역적 취급을 당했지만 화내는 법을 잊어버린 민초들의 마음을 훔쳤던 홍길동(윤균상 분)의 일대기를 그려낸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30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2017 MBC 연기대상에서 8관왕을 휩쓸었다.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철저히 외면한 혹정으로 연산군의 폐위를 몰고왔던 폭정의 시대가 ‘촛불민심’으로 불타올라 끝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그 국정농단의 비선권력들을 단죄하기 시작한 격동의 2017년에 새롭게 재구성돼 국민들에게는 위로를 안겨주고 정치권에는 성찰의 화두를 던져준 드라마 ‘역적’.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정신을 되살려준 이 사극은 시대정신의 소산으로 시청자들에게 지금까지도 큰 여운을 남겼고, 8관왕이라는 수상 퍼레이드 속에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반성과 변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출발한 MBC는 2017 MBC 연기대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을 100% 시청자 문자투표에 맡겼던 지난해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전문가 투표로 선정했다. 전문성을 높이고 권위를 되찾겠다는 취지였고, ‘역적’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서 얻은 공감이 가장 높게 인정된 셈이다.

파격은 2017 MBC 연기대상 하이라이트인 대상 시상자 선정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배우 이종석과 함께 ‘역적’에서 드라마 사상 최초로 조,단역으로 엔딩을 장식한 배우 최교식이 함께 나선 것이다. 

연말 지상파 시상식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상'의 경우 방송사 사장·부사장 등이 전년도 대상 수상자와 함께 시상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MBC는 26년차 무명배우 최교식을 대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렸다. 김진만 PD가 올해의 드라마상을 수상하며 백성 역을 맡았던 모든 단역, 엑스트라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듯이 그 대표로 최교식에게 대상 수상자 호명을 맡긴 것이다. 

올해 '역적', '도둑놈, 도둑님' 등 MBC 드라마 10여 편에 출연했던 최교식은 자신을 "26년차 무명 단역배우"라고 소개한 뒤 "이제껏 연기하면서 이런 시상식에 온 게 처음이다. 가슴이 많이 떨린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최교식은 "알아봐주지 않아도 현장에서 먼지 마시며 땀 흘릴 때가 가장 보람되고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땀흘리고 있는 무명배우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누가 보든 말든 묵묵히 자기 일 열심히 하시는 분들 많다. 그런 분들이 스포트라이트 받을 수 있는 그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교식은 "이제 고작 겨우 단지 사람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공기가 달라진 것 같다"며 자신을 시상자로 발탁하는 등 PD 출신 최승호 사장의 취임 이후 불어오는 MBC의 변화 바람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교식의 입으로 불려진 2017 MBC 연기대상 최고 영예의 주인공은 김상중.

'역적'에서 조선 연산군 시절 실존했던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을 맡아 진솔한 인간미에 카리스마를 덧입힌 열연으로 극 전반부를 탄탄히 다졌던 김상중이 시상식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김상중이 소감으로 전한 메시지는 ‘역적’이 남긴 여운만큼 울림이 컸다. 그는 "드라마 '역적' 얘기를 할라치면 정치성 발언, 개념성 발언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오늘은 생략하겠다"면서 드라마 '역적'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나름 해석했다. 

김상중은 최교식부터 주목했다. "백성이 주인인 나라, 그 나라에서 백성의 아픔을 뜨겁게 절절하게 연기를 하신, 그리고 비록 한 회였지만 드라마 엔딩의 대미를 장식해 주신 우리 배우 최교식 님의 모습이 드라마 '역적'의 모습이었다. 다시 한 번 최교식 님께 박수 한 번 부탁드리겠다."

김상중은 2017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 27년 만에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대상 트로피를 품었다. 앞서 통합 드라마 시상식이었던 '2017 코리아 드라마어워즈'에서도 대상을 수상해 최고의 한 해를 맞았지만 26년차 무명배우 최교식에게 헌사를 보내며 공감을 나눈 것이다. 주연만이 아니라 조연, 단역들이 모두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연을 나누어야 시청자들과 그 진정성을 공감하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평소의 생각을 편 것으로 볼 수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로 친숙했지만 ’역적‘으로 배우 인생사를 다시 쓰고 있는 김상중은 "누군가에게는 나이가 선물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짐이 될 수 있다. 내 경우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가면서, 배우로서 배우는 즐거움, 사람을 대하는 유연함 등 감사드려야 할 게 너무 많다. 한살 더 먹는 게 나에게는 선물이다“라며 ”여러분의 한 살 더 먹은 나이도 선물이기를 기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드라마'상을 받은 '역적'의 김진만 PD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상중이 시상자 최교식으로부터 대상을 받았지만 윤균상은 빈손으로 남았다. [사진출처=MBC 방송화면]

 ‘역적’은 대상과 올해의 드라마라는 최고 영광과 함께 최우수연기상-월화극 부문에 이하늬, 우수연기상-월화극 부문 채수빈, 아역상 이로운, 작가상 황진영, 황금연기상-월화극 부문 서이숙, 신인상 김정현 등이 트로피를 나눠가지며 수상 잔치를 펼쳤다. 

하지만 정작 홍길동 역으로 열연한 윤균상은 ‘의문의 1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윤균상은 대인배였다. 윤균상은 2017 MBC 연기대상이 성료된 뒤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역적’. 많이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너무 축하하고 사랑합니다-홍길동”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하며 ‘역적’ 식구들의 상복을 축하했다. 

사진에는 윤균상이 ‘역적’ 촬영할 당시 홍길동으로 분장하고 행복한 듯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일각에서는 짓궂은 'SBS 직원설'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역적’에서 함께 열정을 나눈 배우, 스태프에게 미소로 축하를 보내는 듯했다.

현재 SBS '의문의 일승'에 출연 중인 윤균상. ‘역적’ 조연과 단역들이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윤균상이 아쉽게 ‘빈손’으로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것에 팬들은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2017 MBC 연기대상에서는 또 다른 울림을 던진 수상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여름 의문의 테러로 남편을 잃은 배우 송선미의 의연한 목소리가 그랬다.

‘돌아온 복단지’로 연속극 여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송선미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촬영하면서, 그래도 연기를 하면서 내가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내 스스로 느끼면서 연기를 하는 게 참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선미 남편과 딸을 향한 소감도 전했다. 송선미는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보니까 이 땅에서 혼자 아기 키우는 싱글맘에게 힘내라고 전하고 싶다"며 "하늘에서 보고 있는 신랑을 위해서 정의는 꼭 이루어지고, 밝혀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적어도 나는 내 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물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균상, 김상중, 최교식 등의 열연으로 되살려낸, ‘모든 권력은 국민에서 나오고 국민을 위한 정치여야 한다’는 ‘역적’의 시대정신과 송선미가 남편과 딸에게 전한 ‘정의는 꼭 이뤄진다’는 믿음은 2017 MBC 연기대상을 지켜본 시청자들 가슴을 뭉클하게 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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