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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추행 의혹' 충격파, 김수희 대표 폭로의 낱낱…연극계로 번진 '미투'의 용기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2.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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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안태근 성추행 사건'을 용기있게 털어놓은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의 폭로 이후 각계각층으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문학계 원로시인에 이어 영화감독 이현주, 연극배우 이명행에 이어 이번에는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오구' 연출자인 연극계 원로 이윤택으로부터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하며 '미투' 대열에 동참했다.

김수희 대표는 14일 자신의 SNS에 "10년도 전의 일이다. 내가 중간 선배쯤 됐을 때다. '오구' 지방공연에 전 부치는 아낙으로 캐스팅 됐다"면서 "주로 사무실에서 기획업무를 많이 했으나 공연이 많다보니 연기에 재능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작품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김수희 대표는 이 글에서 실명은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당시 연극 '오구'의 연출가라는 대목과 밀양이라는 지명에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여관방을 배정받은 후 짐을 푸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를 하러 오라는 것이었다"며 "그는 연습 중이든 휴식 중이든 꼭 여자 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는데 본인은 그게 기를 푸는 방법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관련 행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김수희 대표는 "안 갈 수 없었다.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가 누워있었다. 안마를 시켰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나는 손을 빼고 '더는 못하겠다'는 말을 꺼냈다. 방을 나왔고 지방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 한두 편의 작업을 더 하고 극단을 나왔다. 대학로 골목에서, 국립극단 마당에서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도망 다녔다. 그가 무엇을 대표해 발언하거나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를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으나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미투운동에 동참하며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사실을 털어놨다. [사진출처=김수희 페이스북]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을 10년 만에 폭로한 배경에 대해 그는 "이제라도 이 얘기를 해서 용기를 낸 분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이제 대학로 중간선배쯤인 것 같은 내가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김수희 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이후 이윤택 연출가의 행태와 관련해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했다. 3월 5일 예정된 '노숙의 시' 공연도 취소했다. 이 감독이 하차한다"며 "아무래도 저한테 연락이 많이 올테니 (자기 입장을)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13일 직장내 성희롱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어플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 고용부가 발표한 직장내 성희롱 근절대책의 후속조치로 이 어플은 '성희롱 판단력'과 '성인지 감수성'을 파악할 수 있는 전부 40문항의 체크리스트로 구성됐다. 고용부는 10인 이상 사업장이 반드시 연 1회 실시해야 하는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자가진단 어플을 활용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폭로로 김수희 대표가 '미투 운동'에 동참하면서 연극계에도 미투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혼자서만 고통의 시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얻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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