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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부인 목혜정의 절절한 고백, '미투 1호 의원직 사퇴' 남편에 다시 빌려준 어깨...안희정 부인은 어떤 심경일까?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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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직 사퇴' 민병두 부인 목혜정 "일회성 실수라도 사과해야, 남편 보듬겠다"
- 정치인 아내 '공인의 짐' 내려놓아 "날아갈 것 같은 기분"
- 안희정 부인 민주원, 목혜정 고백을 보면 어떤 심경?

[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김지은 정무비서의 ‘미투 폭로’로 충남지사 재직 당시 성폭행, 성추행 의혹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지사. 김지은 비서 폭로가 나온 뒤 짧막한 SNS 사과만을 밝힌 뒤 잠적했다가 9일 돌연 검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국민, 도민, 부인과 가족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포토라인에 선 안희정 전 지사 왼손 약지에는 부인 민주원 씨와 백년해로를 약속한 결혼반지가 끼어있어 주목을 받았다.

과연 안희정 성폭행 의혹 사건을 맞은 부인 민주원 씨는 과연 어떤 심경일까, 하는 궁금증은 미투운동의 격랑 속에서 여성들만의 관심만은 아니었을 듯하다. 안희정 전 지사 부인 민주원 씨는 인생의 동반자로서 정치생명에 사실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성폭력 폭로 사건을 맞은 남편에게 배신감은 없었을까, 백년가약의 다짐을 되새기며 용서할 수 있을까...

정치인의 아내로서 고통과 번민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을 터. 그런 상황에서 민병두 성추행 의혹을 대응하는 민병두 의원의 아내 목혜정 씨의 입장 표명이 뜨거운 관심을 끈다.

안희정 전 지사 말고 더불어민주당의 또 다른 정치인 민병두 의원 성추행 의혹을 고발하는 ‘미투 폭로’가 나온 10일 민병두 부인 목혜정 씨는 “남편을 보듬겠다”고 SNS에 장문의 ‘사부곡(思夫曲)’을 올렸다.

2004년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2008년 낙선의원 시절 인터넷사업을 제안한 A씨와 노래방에 갔다가 성추행 의혹으로 10년 뒤 폭로 사태를 맞은 3선의 민병두 의원은 이날 미투폭로가 나오자 바로 “사실관계에서 다른 바가 있지만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목혜정 씨는 남편 민병두 의원의 태도를 공감했다. “기사가 나온 직후 남편이 전화를 걸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동의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는데,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병두 부인 목혜정 씨라고 왜 번민이 없을까마는 단호하게 남편의 의원직 사퇴라는 대응을 지지했던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구에서 처음 도전했다가 낙선한 뒤 19,20대 총선에서 연속 지역민심을 얻은 지지와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의 정치적 셈법보다는 미투운동의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아픔을 헤아리고 또 그 가해 의혹만으로 책임을 공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민병두 목혜정 부부였다.

그래서 목혜정 씨는 “낙선 의원 신분이었지만 공인으로서 주의했어야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그(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사과해야 한다. 일회성 실수라도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잘못한 게 있으면 의원직 내놓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더니 그렇게 단행했다”며 “지인들이 전화를 걸어와, 왜 의원직 사퇴까지 하느냐고 했지만, 남편다운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처럼 목혜정 씨가 남편 민병두 의원 성추행 의혹과 의원직 사퇴를 대하는 태도는 전적으로 남편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다들 아내 걱정들을 한다. 저는 기사가 나기 전에 제가 아는 그룹의 대표격인 사람들에게 모두 전화를 해서 충격 받지 말라고 일의 내막은 이렇다고 이야기를 했다”고도 밝혔다.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커플인 민병두-목혜정 부부가 서로를 믿어왔기에 아내는 남편의 실수를 용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병두 목혜정 부부는 1987년 이른바 ‘제헌의회(CA) 사건’에 함께 연루되는 시련에도 사랑과 신뢰를 다져왔다. 당시 검찰 발표에서는 레닌 이론에 따라 공산주의 혁명을 기도해온 직업혁명가 조직인 제헌의회(CA) 멤버 32명이 체포됐는데 그중 24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민병두 의원은 그해 11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12월 ‘잔형 사면’으로 특별복권됐다. 부인은 처벌은 피했지만 남편과 정치적인 동지로 의정활동을 내조해왔다.

목혜정 씨는 “남편은 수줍음도 많고 강직한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조금만 잘못해도 성당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사람”이라며 “남편의 성격과 강직성을 알고 있기에 (이번) 한 번의 실수는 부부간에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민병두 의원직 사퇴에 대해 민병두 부인 목혜정 씨가 올린 SNS 글. [사진출처=목혜정 씨 페이스북]

최근 잇따르는 '미투' 사례와 남편의 성추행 의혹은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목혜정 씨는 “저는 제 자신 페미니스트이고 미투운동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의원직은 사퇴하는 것이 자신에게의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거듭 남편의 ‘책임 사퇴’를 지지했다.

그러면서 목혜정 씨는 정치인 아내로서 ‘해방 선언’도 했다. “갑자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며 “정치하는 남편을 두고 공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정치인의 아내로서 짊어져오는 짐을 내려놓으면서 강직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믿는 남편을 지지했다. “저는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어 좋다. 저는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과의 성 스캔들로 최대 위기를 맞았을 때 용서하고 보듬은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클린턴처럼 정치공학적인 셈범은 찾아볼 수 없어 보인다. 백년 인연을 새기면서 서로 어깨를 빌려주는 부부애를 확인하는 목혜정 씨의 SNS 고백으로 미투에 대한 공인들의 책임의식과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을 둔 부인들의 대응도 새롭게 주목받게 된다.

이 땅의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 아픈 고통의 기억을 반추하며 절규하는 가운데 ‘내 남편도?’ 하는 의혹에 충격을 받고 배신과 실망을 느꼈을 '그들의 아내’들 심경은 실로 복잡하고 미묘할 듯하다.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로 학생운동하던 안희정과 결혼해 ‘잠룡’으로 부각될 때까지 뒷바라지해왔던 안희정 전 지사 부인 민주원 씨도 ‘미투 1호 의원직 사퇴’ 민병욱 의원 부인 목혜정 씨의 절절하 고백을 보면서 어떤 생각에 잠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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