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deletefacebook 불러온 그 '은밀한 알고리즘'의 민낯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21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유럽과 미국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 탈퇴운동(#deletefacebook)’까지 일어나고 있어 페이스북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페이스북의 협력업체인 영국 통계정보분석회사 캠브리지 애널리티카가 2014~2015년 페이스북 가입자 5000만명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을 위해 일한 기업에 대량으로 넘긴 사건이 대서양을 넘어 일파만파를 불러오면서 미연방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 조사에 나섰고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의회 내에서도 ‘절대적인 스캔들’로 인식하고 조사가 추진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주가가 급락해 하루 만에 39조원이 날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과 영국에서 대형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해시태크 페이스북 탈퇴운동이 번지기 시작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은 그동안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왔다. 2010년 페이스북 가입자의 10억명의 개인 세부정보가 토렌트 사이트에 공유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이미 페이스북에 모두 공개돼 있는 자료라고 해명했지만 이같이 방대한 대용량의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충격파를 던졌다. 2013년에는 600만면의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이어졌다. 외부의 해킹 공격에 의한 유출이 아니라 페이스북 자체버그에 따른 사태여서 페이스북 개인정보 관리의 위험성이 질타를 받았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넘어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접근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2년 1월 페이스북이 69만명의 영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감정조작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미과학원회보에 공개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용자 뉴스피드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조작해 이것을 본 이용자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실험했는데 사용자들은 동물 실험의 대상이 됐다고 격분했다. 사용자 허락도 받지 않은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고, 동의도 없이 개인정보가 연구원들에게 몰래 제공됐다는 점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기본원칙도 지키지 못한 비도덕적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만이 문제일까? 페이스북은 얼마나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을까?

IT업계에는 ‘페이스북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보호정책은 미국헌법보다 길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문구가 길다면 역설적으로 페이스북이 그만큼 침해를 많이 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SNS의 특성상 사생활 침해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는 대부분 페이스북 본사나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처럼 협력업체가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페이스북이 방대하게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할 경우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으로 지적받는다. 이용자의 성적 취향까지도 알 수 있다니 말이다. 2009년 MIT 연구진 카터 제니건과 베흐람 미스트리가 페이스북 사용자 4000명의 프로필을 분석해 누가 남성동성애자이고 누가 그의 파트너인지 추적하는 프로젝트로 실험한 결과, 이용자 스스로 동성애라고 페이스북에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오프라인을 통해 파악해 보니 정확도가 78%였다. 이같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유추해보면 SNS를 통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SNS를 통해 해시태크 페이스북 퇴출 캠페인 #deletefacebook이 시작돼 주목받고 있다. [사진출처=테크크런치]

2014년 서울에서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포럼에서 비영리 IT전문가제프 굴드 세이프거브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관리 문제를 비판한 것은 시사한 바가 크다. 

그는 영국 캠브리지대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가 2012년 공동 연구한 결과를 인용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만 눌러도 이용자는 많은 정보를 페이스북에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개인의 성향은 물론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좋아요’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사용자의 성별, 인종, 성정체성, 정치적 견해, 종교, 지능, 약물복용, 병력, 가족관계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자료를 페이스북이 저장보관하고 있어서 이번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같은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다. SNS 상의 개인정보도 ‘잊혀질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만약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의 정보가 알려지지 않기를 원한다면 어디에도 그 내용이 기록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페이스북의 이용자 정보 수집 범위를 다룬 적이 있는데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마우스 커서 위치까지 파악한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지구촌에서 대표적인 SNS 소통 채널로 주가를 높여오고 있기에 개인정보는 자신과 더 맞는 친구들을 만나게 하는 기회를 넓혀준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개인정보가 단순히 자신을 홍보하는 프로필이 아니라 개인정보 수집을 통해 무궁무진하게 이용될 수 있는 마케팅 활용정보라고 인식하는 이용자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지구촌 가족의 4분의 1이 넘는 21억 가입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2004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페이스북 정보관리 등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도 점점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는 추세여서 더욱 암울한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페이스북의 25세 미만 이용자가 지난해 280만명이나 줄어들었고 올해는 200만명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그 '은밀한 알고리즘'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막 불붙은 해시태그 페이스북 탈퇴 캠페인 #deletefacebook이 얼마나 확산될지, 페이스북은 자체 빅 데이터 분석으로 가늠해볼 수 있을까?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