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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에 입 연 저커버그, 실수는 있어도 사과는 없다...불통의 'SNS 대통령‘이라면?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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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이용자들의 데이터로 장사에 눈 먼 페이스북‘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2004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크버그가 대서양을 오가며 큰 격랑을 일으키고 있는 ‘데이터 스캔들’에 침묵으로 일관하자 이 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의 경쟁업체 트위터에 '저커버그는 어디에(#WheresZuck)'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이제는 페이스북을 떠나야 할 때’라는 페이스북 이탈(#DeleteFacebook) 해시태그 캠페인이 격화되자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었던 것일까.

파문 나흘 만에 마침내 입 연 저크버크는 실책을 인정하면서도 유감 표명이나 변변한 사과를 내놓지 않아 또 다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2014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중대한 조치를 했지만 “우리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말로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여러분의 데이터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여러분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자격이 없다"며 ”2014년 중요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취했지만 우리도 실수한 것이 있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 연 저커버그는 이용자 정보보호를 위한 3단계 계획을 내놓았다. 우선 2014년 플랫폼을 바꾸기 전에 페이스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던 앱들을 조사하고, 심사를 받지 않은 개발자의 데이터 접근권을 차단하는 한편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에 대한 앱의 접근 권한을 취소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앱 개발자인 케임브리지대학 알렉산드르 코건 연구원이 페이스북과 신뢰를 저버리면서 이번 파문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5000만명 이상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와 연계된 데이터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유출된 이번 ‘데이터 스캔들’에 대해서 “신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입 연 저커버그는 "코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페이스북 간의 신뢰가 망가진 것이지만, 페이스북과 우리가 자신들의 정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믿고 데이터를 공유한 사람들 간의 신뢰 또한 침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커버그에 대한 신뢰 추락은 이미 ‘페이스북 제국’을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페이스북이 2014년 190억달러에 인수한 자회사 왓츠앱의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액턴이 페이스북의 정보보호에 대해 더 이상 신뢰를 갖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향해 탈퇴하라고 촉구하면서 저커버그를 압박했다. 저커버그의 지각 입장 표명이 나오기 전날 액턴은 트위터에 ‘때가 됐다’는 트윗으로 ‘해시태크 페이스북탈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미국과 영국 의회에서는 저커버그를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데이터 스캔들과 저커버그 등 경영진의 실책에 따라 페이스북 주가폭락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20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까지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연례보고서를 발표한 지난달 3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시작된 지난 19일까지 페이스북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그 대상이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어떻게 공개해왔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는데 관리부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피해자들의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십조원의 주가 손실에 이어 수십조원대의 손해배상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몰락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 스캔들 나흘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 글을 올려 입 연 저커버그. [사진출처=저커버그 페이스북]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은 플랫폼 영향력을 악용한 사례로 해외 정부에서 사상 첫 제재를 받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다. 바로 한국에서다. 2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 통신사들과 망이용료 협상 과정에서 서비스 접속경로를 바꿔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한 페이스북을 상대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과 페이스북 전용 캐시서버 설치와 이용료 부담 문제로 대립해오다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일부 통신사 이용자들의 접속경로를 사전 고지 없이 변경했다. 방통위는 해당 사이트 접속이 끊기거나 느려지는 등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판단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접속경로 변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도 10개월 동안이나 이를 방치했다는 것이 과징금 부과의 근거다. 페이스북이 하루 평균 국내 접속자가 12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 영향력을 이용, 사익을 위해 국내 이용자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지구촌 21억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충격을 던진 ‘데이터 스캔들’에 입을 연 저커버그는 “우리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해 내 책임이 있다”는 말로 원론적인 책임 소재만을 강조한 채 진정성을 담은 사과는 없었기에 페이스북 신뢰도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하는 등 미국 대통령까지 바라보는 행보를 이어왔던 저커버그. “신뢰 상실”과 “우리의 실수”라는 레토릭만을 앞세워 진심 어린 직접 사과를 내놓지 않는 행태에 실망감이 커지는 이유다.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던 ‘SNS 대통령’ 저커버그가 진정한 사과로 소통하지 못한다면 대권의 꿈도 한낱 신기루에 불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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