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5000만 건도 아니었다. 페이스북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전 세계 사용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870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페이스북 대변인은 4일 정치 자문회사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가 불법 수집한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당초 알려진 5000만 건보다 많은 87000만 건이라고 밝히며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국외자의 이용자 자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페이스북은 앱을 이용한 사용자 정보로 접근도 제한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통해 사용자를 검색하는 기능도 삭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이날 전화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은 내 책임이라는 점이다. 난 누구도 (나를 대신해) 비난을 받게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페이스북을 계속 운영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저커버그는 "5000만 건이라는 추정치는 제3자가 조사한 결과였다. 그래도 8700만 건을 넘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정보를 팔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개선하며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하려고 자신들의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오는 11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무수히 발생한 바 있다.

2008년 옥션은 해킹으로 인해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또 2011년에는 중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해킹해 회원 3495만4887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해커 2명에 의해 KT 가입자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해커들은 KT 고객들의 정보를 몰래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가입일, 고객번호, 요금제 등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KT는 이 사태를 5개월 뒤 내부 보안점검 과정에서 뒤늦게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내 개인정보는 공공재가 된지 오래다.”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한 누리꾼이 꺼낸 말이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로 덩달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다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규제를 도입해 이같은 상황이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