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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뇌출혈 충격파, '헤어드라이어'는 식었건만…박지성이 '퍼기의 길' 안 따른 이유도 그래서?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5.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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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알렉스 (퍼거슨)경의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강건하세요. 빨리 회복되길 모든 이들과 기원할게요. 에드윈 & 안느마리.” 

2005년 박지성과 입단 동기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0개의 트로피를 치켜들었던 전설의 수문장 에드윈 반데사르가 SNS를 통해 뇌출혈 수술을 받은 옛 스승 퍼거슨 경의 쾌유를 이같이 기원했다.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6일(한국시간)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당초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던 77세의 전설적인 감독의 병세는 수술로 일단 중대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반데사르가 전한 위로의 트윗 말미에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함께 적은 것은 퍼거슨 경과 공통분모가 있어서다. 

200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고 2년째 투병 중인 아내 안느마리의 병간호를 위해 은퇴하겠다는 반데사르의 결정을 흔쾌히 받아주었던 이가 바로 당시 퍼거슨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현역으로 충분히 더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반데사르는 2011년 올드 트래포드에 퍼거슨 경을 남긴 채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2년 뒤 '퍼기' 퍼거슨 감독도 27년간 맨유 지휘봉을 잡고 50개에서 하나 모자란 타이틀을 수집하면서 완성한 ‘퍼기의 제국’을 떠나는 결정을 내렸다. 바로 아내 캐시를 위해서였다. 

엉덩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은퇴설을 일축해왔던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어쩌면 아내와 함께 아픔을 나누고 위로의 시간을 가지려는 반데사르의 은퇴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모를 일이다.

아들 대런은 아버지가 건강 상의 문제로 감독 생황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퍼거슨 경은 “아내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시간이 됐다”고 은퇴 사유를 밝혔다.

이탈리아의 명장으로 유럽 클럽무대에서 퍼거슨과 대척점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당시 퍼거슨 경이 매 시즌 트레블 우승을 원하는 넘치는 호승심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은퇴를 결정하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펠로 감독은 "퍼거슨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눴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은퇴 결정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제 그는 아내와 함께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퍼거슨의 애제자 박지성도 야후재팬과 인터뷰에서 “감독은 365일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는 직업”이라며 2013년 은퇴 이후 지도자의 꿈을 접은 것이 퍼거슨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퍼거슨 경이 “내 성공의 핵심 인물”이러고 칭송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아내 캐시. 자택에 남편이 수집한 그 화려한 트로피와 메달을 모두 치워버려 퍼거슨 경이 ‘헤어드라이어’란 별명을 더 이상 듣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승부의 현장을 떠나 자신의 안정감의 토대이자 용기를 북돋워주는 원천인 아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온 최근 5년 동안 퍼거슨 경은 올드 트래포드 등 경기장에서 비친 중계화면 모습에서도 껌 씹는 속도가 확실히 느려졌고 안온함까지 느끼게 했던 게 사실이다.

스트레스의 세계를 벗어나 ‘헤어드라이어’도 식었던 퍼거슨 경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려져 수술대에 오른 소식은 그래서 더욱 지구촌 축구계에 충격과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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