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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즈만 신들린 골 춤사위, 유로파리그로 영웅문 열다...‘2전3기’ 유럽정복기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5.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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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오른손으로 L자를 만들어 이마에 갖다댄다. 양 다리를 옆으로 뻗쳐 뒤뚱뒤뚱 춤추며 함박웃음을 쏟아낸다. 지구촌 스포츠계에서 환희의 순간을 표현하는 양식으로 열풍을 불러온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셀러브레이션’이다.

포트나이트에서 제공하는 감정표현 중 하나인 ‘테이크 더 L(Take the L)’이라는 말 그대로 머리 위로 손가락을 가져다 L자를 취하는 세리머니로 세계 축구계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 골 뒤풀이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리즈만의 트레이드마크인 포트나이트 골 뒤풀이. 유로파리그 결승 마르세유-At 마드리드 리옹 결전에서 킥오프 21분 만에 그리즈만은 조국 프랑스 팬들 앞에서 이같은 골 춤사위를 펼쳤다. [사진출처=UEFA 유로파리그 공식 트위터]

17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At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이 펼쳐지기 직전 대회 공식 트위터에는 그리즈만을 주목하는 트윗이 올라왔다.

“우리는 오늘밤 그리즈만의 셀러브레이션을 또 볼 수 있을까?”

그 질문에 그리즈만은 일찌감치 킥오프 21분 만에 화답했다. 상대의 패스 에러를 틈 타 선제골을 명중시킨 뒤 포트나이트 뒤풀이춤을 추었다. 하프타임 뒤 4분 만에 또 뒤뚱뒤뚱 춤을 선사했다. 그리즈만의 멀티골로 At 마드리드는 마르세유를 3-0으로 완파하고 2010, 2012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치켜들었다.

그리즈만으로서는 At 마드리드 입성 이후 네 시즌 만에 첫 우승. 2년 전 유럽 정복 문턱에서 두 번이나 분루를 삼켜야 했던 그리즈만이었기에 이번 골 뒤풀이 춤사위는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었다.

2015-2016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7골로 톱 골게터 몫을 톡톡히 하다가 막상 결승에서 빈손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지역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빅이어를 내주는 아픔을 맛봤던 그리즈만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한 달여 뒤 조국 프랑스 레블뢰사단의 공격 첨병을 맡아 유럽 정상을 노렸다. 유럽국가대항전인 유로 2016 조별리그 알바니아전서 결승골로 연속 골퍼레이드를 펼치기 시작했다. 16강 아일랜드전 멀티골, 8강 아이슬란드전 쐐기골에 이어 4강 독일전서 다시 멀티골로 6골을 쓸어담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16강전부터는 그리즈만의 독특한 골 뒤풀이가 유로 2016의 핫이슈로 주목을 끌었다. 양손으로 전화를 받는 듯한 손가락 모양새를 취한 채 양다리를 슬쩍슬쩍 들어올리는 댄스 뒤풀이. 힙합싱어 드레이크의 핫라인 블링 뮤직비디오에서 따온 골 세리머니의 환희는 독일전 멀티골 뒤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간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결승에서 그리즈만은 호날두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의 설욕도 노렸지만 득점포는 불발에 그쳤고 우승컵도 놓쳤다.

조국에서 펼쳐진 유로 2016에서도 화룡점정하지 못한 그리즈만은 이번엔 2년 전과 닮은꼴 활약으로 ‘2전 3기’에 성공했다. 그것도 자신의 고향 마콩에서 남쪽에 인접한 도시 리옹을 영광의 땅으로 만들었다. 마르세유의 준우승에 아쉬워하며 난동을 부리는 프랑스 팬 무리도 나왔지만 프랑스 중동부 지방의 팬들로선 그리즈만의 유럽 정복기에 뜨거운 찬사를 보낼 만한 인상적인 활약상이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조 3위로 유로파리그로 떠밀려온 At 마드리드가 녹다운라운드를 치를 때마다 어김없이 골을 터뜨린 그리즈만이었기 때문이다. 32강, 16강, 8강, 4강에 이어 이번엔 결승까지 모두 6골을 폭발하며 기어코 유로파리그 우승컵에 입맞춤했으니 유로 2016 이후 진화된 그리즈만의 댄스 골뒤풀이는 더욱 찬연해 보였다.

UEFA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리즈만은 유로파리그 우승 세리머니 뒤 공식 인터뷰에서 “시메오네(감독) 아래서 우승하는 나의 꿈이 이뤄졌다”며 “14세 때 고향을 떠나오면서 늘 이 순간을 꿈꿔 왔다. 두 번의 (결승전) 좌절 뒤 오늘밤에는 꼭 우승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2009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를 통해 프로 무대에 뛰어든 지 407째 경기에서 개인 통산 161, 162호골을 터뜨리면서 유럽 정상에 우뚝 선 스물일곱의 프렌치 어태커 그리즈만. 이제 그의 시선은 다음달 개막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한다. “'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애칭 로스 콜초네로스)는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고 세계적인 베스트플레이어의 한 명으로 성장시켜주었다”며 “이제 이 (정상) 레벨에서 계속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신예로 출전했지만 8강 탈락 속에 존재감을 빛내지 못했던 그로서는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4골을 터뜨린 기세와 유로파리그 정복의 자신감을 살려 ‘레블뢰의 부활’에 앞장서겠다는 자기다짐인 것이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영웅문을 활짝 연 그리즈만의 진군은 이제 세계로 향해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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