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더욱 큰 공포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한국 사회에 ‘케미포비아’, 즉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해로운 화학 물질이 국민에게 공포로 다가가고 있다.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대중들에게 큰 충격파를 던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도심 집회까지 벌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 11개 회원단체는 21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관 앞에서 ‘대진 라돈 침대 정부 대책 촉구’ 도심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모인 단체는 전문적인 상담과 피해보상 가능한 상담창구 마련과 라돈침대 제품에 대한 강제 리콜과 규제 당국의 이행 여부 감독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이번 ‘라돈 침대’ 파문에서 문제점을 꼬집어보자.

우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1미리시버트(msvㆍ기준치의 최고 9.3배 초과)를 초과하는 방사선 피폭선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나 정부와 제조사의 후속조치는 미진하기만 한 상태다.

작은 기업인 대진침대 고객센터는 현재 통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대진침대 15종 모델에 대한 검사 결과를 우선 발표했지만 추가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까지 대진침대와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문의는 232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집단분쟁조정 신청 참여 의사를 밝힌 건수는 98건이다.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물품 등으로 인해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를 본 소비자가 50명 이상인 경우 진행할 수 있다.

집단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히는 소비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 소송’ 인터넷 카페에는 주말에 들어가기 전인 18일 1만2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중 1900명이 넘는 이가 소송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라돈 침대’ 관련 게시물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총 63개 게시물이 올라왔으며 현재 1만명에 가까운 참여 인원이 진상 규명을 원하고 있다. 원자력병원 상담센터에도 하루 평균 260여건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라돈 침대에서 1급 발암 물질이 발견됐다. 문제는 이미 불거졌다. 그러나 제조업체 대진 침대측과 정부의 대책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이에 뿔 난 소비자들은 소송 준비에 이어 집단 집회도 열었다. 대중들은 라돈 침대 파문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