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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펜스 '핀셋 저격', 北 최선희 부상 "대화 구걸 안해" 다시 북미정상회담 난기류?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5.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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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이번엔 최선희다. 김계관에 이어 8일 만에 북한발 대미 엄포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기상도를 안갯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자신의 입으로는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도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회담 재고려 카드'를 꺼내들며 미국을 압박해 다시 북미 간 난기류가 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선희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 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여전히 모호한 스탠스를 취한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다소 엇박자를 낸 가운데 최선희 부상의 경고성 담화가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AP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엇이 됐든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우리가 원하는 분명한 조건들이 있고 이것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그의 발언으로 볼 때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상회담에 매우 희망적"이라면서도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지원이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같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연기 여부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이나 방북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물밑 조율을 주도해온 폼페이오 장관이 다른 결을 보이고 있지만 세기의 핵담판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역할분담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북한도 외교 일선에선 물러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개인 담화로 처음 반발한 데 이어 8일 만에 최선희 부상이 미국을 향해 ‘회담 재고려’로 엄포를 놓으며 응수하고 나서 북미간의 수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지난 16일 ‘선 핵포기-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핵 해법을 고수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핀셋 저격했다. "핵 포기만 강요하려 든다면 대화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수를 놓았다. 이에 백악관은 ‘리비아식 핵폐기 방식’이 아니라 북한 체제안전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언급하며 ‘트펌프식 해법’이 있다고 강조해 난기류는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싱가포르 사전 접촉을 위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사들의 재재조치도 풀려나가는 상황에서 ‘미국통’인 김계관 제1부상의 후배인 최선희 부상이 대미 으름장을 던져 북미정상회담 국면에 새로운 돌출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북한으로선 여전히 미국의 자세가 ‘항복’을 강요하듯 강경 일변도이며 자신들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무시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계속 강수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최선희 부상의 공격 타깃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지난 22일 펜스 부통령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합의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오직 리비아 모델처럼 끝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한 데 대해 최선희 부상은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10월 모스크바 국제비확산회의에 당시 북미국장으로 참석해 핵무기는 북한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며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 국제사회에 강렬한 인상을 던지기도 했던 최선희 부상. 대미 교섭창구를 실무 지휘해와 현재는 누구보다도 미국을 잘 안다는 북한 외교 핵심인물이 공격대상의 격을 트럼프 대통령 턱 밑까지 한껏 끌어올려 대미공세의 수위를 높임에 따라 싱가포르 핵 서밋은 다시 난기류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끔찍한 비극”이라는 강경 표현을 섞어가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최선희 부상의 담화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양측의 ‘밀당’은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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