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6·13 전국지방선거 결과는 한마디로 ‘민주당 싹쓸이’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시·도지사 17석 중 14곳, 재보선 국회의원 12석 중 11석을 각각 휩쓸면서다.

‘민주당’ 간판을 단 당선인들이 너무도 많지만 그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으로 ‘보수의 상징’으로 인식된 구미에서 당선된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과 민주평화당 심장부이자 박지원 의원 텃밭인 목포에서 당선된 김종식 목포시장 당선인이다. 또한 25명의 서울시 구청장 중 민주당이 아닌 유일한 자유한국당 당선인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김종식 후보는 5만6112표(47.66%)를 획득해 5만5962표(46.02%)를 얻은 박홍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후보 간의 격차는 불과 150표(0.13%)였다.

민주평화당에 목포시장은 절대로 내줄 수 없는 핵심거점이었다. 당내 핵심 4선 박지원 의원의 텃밭이었던 만큼 마지막 보루가 바로 목포였던 만큼 평화당 지도부 충격은 적지 않은 분위기다.

김종식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목포시민들의 민주당과 저에게 보내준 압도적인 지지는 문재인정부의 지방분권 완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김종식 목포시장이 원팀이 되어 힘을 모아 목포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으로 보수텃밭인 구미에서도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장세용 당선인은 7만4917표(40.8%)를 획득해 7만1055표(38.7%)를 얻은 이양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동안 역대선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로 진보 후보들은 25∼30%의 지지율에 그쳤던 만큼 이번 장세용 후보 당선은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해 ‘보수의 심장’ 대구에 깃발을 꽂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뒤를 이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우리 사회에서 보수를 표방한 기득권 세력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이득을 획득했다는 바로 그 점을 이제는 시민들이 알아챘다”며 “따라서 더는 구미 발전, 시민에 대한 봉사를 저해하는 의미로서의 보수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이번에 준엄하게 내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거센 바람은 서울도 예외가 아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1곳을 제외하고 ‘민주당 싹쓸이’가 이뤄진 곳이다. 민주당의 서울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전 지역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가까스로 막은 주자는 바로 한국당 조은희 서초구청장 당선인이다.

조은희 후보는 11만7542표(52.4%)를 획득해 9만2154표(41.1%)를 얻은 이정근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특히 민주당이 강남구와 송파구 구청장도 배출하는 등 강남 3구 선전은 보수정당 ‘강남불패’ 공식을 깨버렸다는 평가다. 민선 1·2기 송파구를 제외하면 강남 3구는 단 한 번도 민주당 구청장을 배출한 적 없었다는 과거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바람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해석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수성에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야권의 텃밭에서 승리한 민주당 김종식 목포시장 당선인과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 그리고 서울지역에서 민주당 싹쓸이를 저지하며 살아남은 조은희 서초구청장 당선인 어깨가 모두들 상당히 무거워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