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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머리 자르고 민낯 드러내고, 탈코르셋 열풍…'여성 커트가 왜 더 비쌀까' 핑크택스도 도마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6.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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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현대판 코르셋 내 몸을 해방하라', '우리의 몸은 가려야 할 음란물이 아니다'

지난 2일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서울 강남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누드 시위'를 하며 든 피켓 문구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페이스북이 '월경 페스티벌' 행사 중 찍은 사진을 삭제하며 계정 정지 처분을 내리자 "여성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하면서 남성 나체 사진은 삭제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은 삭제한 사진을 복원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의 누드 시위, 각종 SNS를 통해 이어지고 있는 숏컷, 민낯 인증샷 등으로 탈코르셋 운동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의 누드 시위뿐 아니라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는 사회가 원하는 여성의 모습을 거부하는 이른바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탈코르셋' 관련 게시물이 27일 오전 현재 4600개를 넘어선 상태다.

한 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짧아진 머리카락 사진을 올리며 "드디어 탈코(탈코르셋)했다. 머리 짧게 자르니까 화장도 안 어울려서 자연스럽게 화장 탈코도 했다. 짧은 머리하고 보니 확실히 긴머리는 코르셋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성은 "숏컷, 노메이크업, 노브라. 이 세 가지만으로도 나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피부도 몸 건강도 정신건강도 다 좋아지고 행복하다. 거울 앞에서 '여기만 고치면, 저기만 고치면' 그랬는데. 화장품이나 옷 사느라 시간과 돈을 써버렸다. 괜찮고 단정한 옷 사니까 더 편하고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이들뿐 아니라 각종 SNS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탈코르셋 인증샷들이 올라오고 있다. 짧게 자른 머리나 잘라져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 사진, 부러뜨린 립스틱 사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같은 탈코르셋 운동을 반기는 여성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유행쯤으로 생각하고 참여하는 이들도 있고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몇몇 누리꾼들은 자기만족으로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는 것이지,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단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뿐 아니라 여성 커트 요금만 비싸게 받는다는 핑크 택스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전문가들은 이같은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 여성들이 이를 인지하고 사회적으로 논쟁을 벌이며 의식을 넓혀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 운동에 대한 취지를 흐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탈코르셋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에게만 과도하게 부과하는 미용실 커트 비용, 이른바 '핑크 택스' 논란도 발생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25일 "미용실에 갔더니 여성은 1만8000원, 남성은 1만2000원이더라. 여성이란 이유로 돈을 더 내야 했다"며 "펌이나 염색은 기장에 따라 요금 차이가 나는 게 이해가 가지만 성차별적인 커트요금 부과는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이날 2400명 넘게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보다 앞서 한 미용실에서 '탈코르셋 커트'라는 이름의 여성 전용 상품을 제시했으나 일반 남성 커트보다 9000원이 비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가 된 미용실은 사과 후 가격표를 삭제했으나 많은 여성들은 '탈코르셋 운동'을 상업적으로 사용했다며 비난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을 휘감고 있던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탈코르셋 운동’이 취지와 다르게 흘러가지 않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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