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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범죄가 키우는 '관음증 사회'의 불안, '몰카와 전쟁' 피서지로 넓혀지지만...

[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 지난달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 지하 열람실에서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하다가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그날 촬영한 여성 신체 사진 10여장이 발견됐다. 자신을 고려대 졸업생이라고 주장한 A씨는 취업 준비를 위한 시험 준비 중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 지난 2월 서울 신촌의 한 대학교 앞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는 여성들을 사진사가 몰래 촬영하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사진관 직원 B씨의 휴대전화와 자택을 수색한 결과 여성 고객들의 신체나 속옷을 몰래 찍은 사진 수백 장이 쏟아져 나왔다. 9개월 동안 확인된 피해자가 최소 200명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촬영 범죄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몰카(몰래카메라) 범죄’, 즉 불법촬영 범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경찰청의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2년 2400건이던 몰카 범죄는 2015년 7623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6년 5185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6470건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7년 전체 성폭력 범죄 중 몰카 범죄는 3.9%였으나 2015년 24.9%로 늘어날 정도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몰카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볼펜이나 넥타이, 안경, 신발 등 초소형 카메라로 인터넷에 판매되고 있어 간단한 검색만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처럼 몰카 범죄는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늘 지적되고 있다. 몰카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질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몰카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내려지는 처벌은 가벼운 편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011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서울 지역 법원에서 선고된 몰카 사건 판결 1540건을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 전체의 71.97%를 차지했다. 그중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79.97%로 나타났다. 이어 집행유예가 14.67%, 선고유예가 7.46% 등으로 조사됐다. 징역형은 5.32%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어 해수욕장, 유원지 등 전국 주요 피서지에서 몰카 범죄에 대한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해 7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전국에서 몰카 범죄 집중단속을 벌여 검거한 몰카 촬영자와 영상 유포자 등은 모두 983명에 이른다.

경찰은 휴가철을 맞아 전국에서 몰카 범죄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올해 휴가철을 맞아 첨단장비를 동원해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하거나 각종 조형물을 설치하고, 신고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단속과 예방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해수욕장, 계곡, 유원지 등 전국 78개소에 여름경찰관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다음달 31일까지 성범죄 예방과 교통, 행락질서 유지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경찰은 몰카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전파 탐지기와 렌즈 탐지기 등 전문 탐지장비를 동원해 수시로 화장실 등지에서 몰카를 사전에 탐지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전파 탐지기는 휴대전화는 물론 시계, 라이터 등으로 위장한 몰카 전파를 탐지할 수 있으며 옷이나 가방에 숨긴 몰카도 전원이 켜져 있다면 잡아낼 수 있다.

렌즈 탐지기는 적외선을 쏴 렌즈에서 반사하는 빛을 포착한다. 전원이 꺼져 있어도 렌즈가 외부로 노출되면 탐지기에 잡힌다. 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등 피서지 곳곳에는 몰카 범죄를 예방하고 엄중한 처벌을 경고하는 각종 조형물이 설치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법 촬영이 의심스러운 경우 112에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몰카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몰카 범죄의 범위를 확대하고 성폭력범죄 상습범에 대한 가중처벌과 몰카 이미지로 이익을 거둔자에 대한 몰수, 추징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보다 확실한 처벌로 더 이상 몰카 범죄의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목소리 속에 이같은 법안이 언제 처리돼 불안한 ‘관음증 사회’의 불안을 씻어낼 수 있을까.

엄정효 기자  ujh7388@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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