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부영연대가 이중근 회장의 보석 결정에 강력 반발하는 이유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7.23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검찰이 이 회장을 구속 기소한) 이번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지난 20여년 간의 악행을 끝내고 무주택 서민들이 부영에 착취당한 부당이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중근 회장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큰 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반응이다. 이 발언은 지난 19일 부영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모임인 ‘부영연대’가 이중근 회장에 대한 보석 결정을 비판하면서 나왔다.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과 임대주택 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먹고 싶은 것도 안 사 먹고 입고 싶은 것도 안 입고 이 악물고 돈을 모아 부영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부영연대가 자신들의 아파트를 지은 그룹 총수에 대해 왜 이토록 비난을 쏟아내는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18일 구속된 지 161일 만에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는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수천억원대 횡령·배임과 임대주택 비리 혐의를 받는 이중근 회장이 석방 조건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납입한 보석금은 20억원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0일 "다른 수감자들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보석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중근 회장이 풀려난 지 하루 만인 19일 부영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입장을 내놓았다. 부영연대는 ‘부영 이중근 회장 보석에 대한 부영연대의 입장’ 발표를 통해 법원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석방 결정을 비판하고 대법원이 부영 민간공공임대주택 소송에 대해 조속히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부영연대는 부영그룹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과 손해배상 청구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부영연대가 이토록 이중근 회장을 성토하는 이유는 부영그룹의 부실시공 논란 때문이다.

지난 5월 15일 MBC ‘PD수첩’이 다룬 내용에 따르면 부영주택이 지은 아파트는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변기에서 오물이 역류해 거실까지 침범했다. 입주민들은 곰팡이와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가 얼마나 부실했으면 전문가들이 혀를 내두르며 입주민들의 안전을 걱정할 정도라는 보도내용이었다.

정작 이중근 회장이 지난 2월 구속 기소된 혐의는 부실공사 논란과 다른 문제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2월 22일 4300억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중근 회장의 핵심 혐의는 임대주택 비리로, 검찰은 부영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 전환가를 부풀려 임대아파트를 분양함으로써 막대한 부당수익을 챙긴 것에 있다.

일각에서 이중근 회장의 혐의가 법리 절차를 걸쳐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부영그룹은 거대 자본가도 아닌 힘없는 사회적 약자인 무주택서민들에게서 나온 돈을 착복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중근 회장 측은 법정에서 “개인적인 착복이 없었고, 1인 회사의 주주 개인 외에 제삼자의 피해도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막상 입주한 아파트가 결함투성이어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부영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불구속 재판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