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퇴근 후 동료들과 시원한 맥주 한 잔하기 위해 호프집에 들렀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이같은 가정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저녁 광화문 인근 한 호프집을 깜짝 방문한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퇴근하면서 남대문시장에 들러 시민과 소주 한잔 하며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고 시국도 논의하고 소통하겠다."
대선 후보 당시 각종 토론회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이같이 밝힌 바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을 실행으로 옮겼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겨 퇴근길 국민들을 직접 만나 민심을 듣겠다던 약속을 지킨 문 대통령의 방문에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도 놀라움과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참석하는 시민들은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여성, 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주, 도시락업체 대표 등 18명으로 당초 최저임금 인상 이슈와 관련된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자리로 알고 참석했으나 청와대는 행사 시작 10분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호프집 밖에서는 수십여명의 시민들이 유리 너머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찍거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유리에 갖다 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최저임금과 고용 문제 등이 심각하게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 그런 말씀들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아무런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왔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얘기를 묵묵히 들으며 중간 중간 질문과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라며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 외에도 외부에서 지켜보던 직장인 6명도 즉석에서 합류해 문재인 대통령과 주 52시간 근무제를 두고 얘기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이 호프집에 방문해 100여분 동안 시민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이같은 소통으로 많은 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