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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석방, 562일 만의 귀갓길에 격렬한 반대시위…박근혜 정부 ‘왕실장’ 그는 누구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8.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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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6일 밤 0시 30분쯤 서울동부구치소는 그야말로 아수자랑을 방불케 했다. 수많은 취재진과 시위자들이 엉킨 가운데 이를 제지하는 경찰들까지 몰렸다. 여기에 여기저기서 욕설들까지 쏟아졌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소한 것이다. 지난해 1월 21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지 562일 만이다.

김기춘 전 실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아직 대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이날 최장 구속 기한인 1년 6개월을 모두 채워 석방됐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김 전 실장의 구속기간 만료에 따라 직권으로 구속취소 결정을 한 바 있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전 차량에 탑승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령인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날 검은 정장 차림으로 교정당국 직원 2명과 함께 구치소 문밖으로 걸어 나왔다. 취재진이 김기춘 전 실장에게 소감을 묻기도 전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그의 앞길을 막아서고 삿대질을 하며 "김기춘 개XX야!", "무릎꿇고 사죄해라" 등의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욕설을 쏟아내는 시위대, 취재진의 카메라 등과 거의 몸싸움을 하다시피 하며 가족들이 준비한 차에 올라탔으나 이번에는 시위대가 차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삽시간에 김기춘 전 실장이 탄 차를 둘러싼 시위대는 물병을 던지고 차를 두드리며 귀갓길을 막아섰다. 김 전 실장을 태운 차는 앞유리가 깨지고 곳곳이 찌그러졌다.

구치소를 나서며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김기춘 전 실장은 시위대의 거친 반응에 차 뒷좌석에 앉아 눈을 내리깐 채 얕은 한숨만을 쉬며 정자세를 유지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일일이 떼어내고 통행로를 확보해 김 전 실장이 떠나기까지는 4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김기춘 전 실장은 ‘왕실장’으로 불리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최고 권력자 중 하나였다. 김기춘 전 실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인연은 박정희 유신 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다.

검찰 출신의 김기춘 전 실장은 서울지검 공안부장, 대검 특수1과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중앙정보부 최연소 대공수사국장 파견근무,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고, 노태우 정권 시절 이례적으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모두 역임했다. 법무부에 근무하던 평검사 시절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정치권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에서 15~17대까지 국회의원으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김기춘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혐의 원심 형량이 확정되거나 ‘화이트리스트’, ‘세월호 보고 조작’ 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다시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김기춘 전 실장의 향후 재판에 세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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