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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비상경영'에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까닭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8.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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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을 해 나갈 것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4월 13일 취임식에서 이 같이 공언했다. 한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그의 굳건한 의지가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최근 수익성은 참으로 김종갑 사장의 공언을 무색케 만든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8147억원 영업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1244억원이 감소한 실적이다.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사진=연합뉴스]

2분기 기준으로는 687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지난해 4분기(-1294억원), 올해 1분기(-1276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는 2011년 4분기~2012년 2분기 이후 6년 만이다.

한국전력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김종갑 사장이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며 위기감이 고조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종갑 사장의 한전이 이렇게 급락한 실적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은 장중 3만200원까지 하락하며 2013년 12월 6일(장중 3만400원) 이후 저점을 찍었다.

한전 주가는 올해 들어 20%가량 급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한전 주식을 5556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주식 보유 비중을 연초 30.81%에서 이달 14일 28.25%로 줄였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종갑 사장 체제 이후에도 한국전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을 투자자들이 말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 개선만으로 고심이 깊은 김종갑 사장을 둘러싼 상황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전의 수익 개선 방안 중 하나인 해외 원전 수주에 차질은 빚고 있는 것이다. 무어사이드 원전을 매각하려는 일본기업 도시바는 지난달 한전의 누젠 인수 우선협상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한전의 150억파운드(22조원)의 수주금액이 날아갈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전이 무어사이드에 원자로3기를 건설하기로 한 사업이다. 도시바는 매각 협의가 어려워 다른 인수자를 찾겠다는 방침이나 아직 한전과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여기에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이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9800톤의 석탄을 수입한 의혹으로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모기업인 한전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종갑 사장을 더욱 압박해 오는 것은 과거와 현재만이 아니다. 앞길마저 캄캄할 지경이다.

지난 1일 밤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에 한국전력의 긴급 복구차량이 세워져 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9.6도로 서울지역 111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전은 올해 하반기에 원전 가동률을 70%대 후반까지 끌어올려 수익률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는 석탄·LNG가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통상 유가는 4~5개월, 석탄가격은 3~6개월 후에 연료비에 반영되는 상황에서 지난 3월 1일 기준 두바이 유가는 61.42달러로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최근 70달러대에 이르렀다.

원전 가동률이 한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전이 수익을 위해 전기료를 올릴 수도 없다. 최대주주인 정부가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아서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여름철 누진제 한시적 완화에 따른 3100억원의 지원 손실분이 3분기 한전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도 김종갑 사장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든다.

한전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올해 배당 전망도 어둡다. 한국전력이 올해 순손실을 보면 2012년 이후 6년 만에 연간 순손실을 보게 된다. 한전의 경우 배당을 6년 만에 못 하게 되면 취임사에서 주주가치 확대를 약속한 김종갑 사장의 체면이 다시 한 번 구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갑 사장이 과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비상체제’의 한전을 향해 업계 안팎의 비상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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