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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스님 퇴진 "산중으로 되돌아가겠다", 탄핵 인준 하루 앞두고
설정 스님 퇴진 "산중으로 되돌아가겠다", 탄핵 인준 하루 앞두고
  • 박지효 기자
  • 승인 2018.08.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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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퇴진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털어놨다. 설정 스님 퇴진은 총무원장 불신임안 인준 여부를 결정한 원로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설정 스님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진의 뜻을 밝혔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후 조계사에 들러 참배하고 신도, 종무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수덕사로 떠났다.

설정 스님이 탄핵 인준을 하루 앞두고 스스로 퇴진을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에서 즉각 퇴진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으나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계사를 떠남으로써 사실상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으로서 1994년 개혁을 통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으나 종단을 소수 정치권승들이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며 "사부대중이 주인이 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 종도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물론 나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진실로 나를 보호해야 할,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개월 동안 수많은 언론의 뭇매를 맞고 대중의 불신을 받았다"며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8월 말까지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도 내몰리면서 이게 조계종의 윤리이고 도덕인가 많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설정 스님은 애초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 지난 16일까지 퇴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가 번복했으나 결국 탄핵 인준을 하루 앞두고 스스로 총무원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설정 스님의 퇴진으로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총무원장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대신 맡는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임기 4년의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설정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 등에 휘말렸으나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지지 속에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은처자 의혹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다루며 논란은 확대됐고 설정 스님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