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계획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혀, 그의 방북이 취소된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부족과 함께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방북 취소의 배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다가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폼페이오 방묵 전격 취소 배경으로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비협조적 태도가 거론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을 즈음에 방북할 계획이었다.

25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내달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위해 북한과 물밑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주 예정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를 주목하는 상황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북미 협상에 중국이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면서 "이번에 미중 무역갈등 문제까지 꺼낸 것은 사실상 중국에 최후의 통첩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 중간 무역갈등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과거 발언들과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다.

미국이 지난 23일(현지시간)까지 총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같은 규모로 보복하면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해질수록 중국이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시진핑 주석이 방북보다는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보내 북한을 달래는 동시에 미국과 무역갈등 수습에 주력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에 따른 답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내달 평양을 찾음으로써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미중 무역전쟁에서 뒤집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