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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대학가, 깨어나지 못하는 ‘위험 음주’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8.09.0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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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지난달 27일 청주시에서 대학생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부터 밤새 대학 동기들과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기도 양평군에서도 술을 마시던 대학생 B씨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렇게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어 과음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강요에 의한 음주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학생 3명 중 1명 정도는 주변 권유로 인해 억지로 술을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술을 마시다 숨지는 대학생들이 나오면서 과음 문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행태 심층 조사’ 최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의 31.7%는 원하지 않는 술을 억지로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가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국 82개 대학 및 전문대학 재학생 5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원하지 않는 술을 마시는 경우는 ‘학과 신입생 환영회’라는 답이 29.2%로 가장 많았고, 이어 ‘MT’(22.6%), ‘선배들과의 친목 모임’(21.2%), ‘개강·종강 파티’(7.0%), ‘체육대회’(4.7%) 순으로 나타났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걸을 수 없거나 사물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음주'를 경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남학생 55.3%, 여학생 53.3%로 성별에서 큰 차이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연간 만취 음주 빈도는 월 1회 미만이 31.7%, 월 1회 이상이 22.6%로 집계됐다.

음주로 인한 후유증에 대해서는 구토나 속 쓰림과 같은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한 답이 67.6%로 가장 많았다. '필름이 끊김'(34.3%), '나중에 후회할 일을 했음'(31.2%), '강의를 빠짐' (26.1%), '수업 진도를 못 따라감'(17.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과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보건복지부의 ‘대학생 음주행태 현황(2018)’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많이, 자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44.1%는 1회 음주 시 소주 10잔 이상을 마시는데, 보통 성인 남성(21.9%)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학생의 경우 32.8%가 한 번 술을 마실 때 10잔 이상 과음을 하는데, 성인 여성(6.2%)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 대학 축제기간을 맞아 한 주류업체가 진행한 캠퍼스 건전음주 캠페인. [사진=연합뉴스]

이에 반해 만취 음주에 대한 대학생의 경각심은 부족한 편이다. 한 번에 몇 잔까지 마시는 게 좋은지를 묻는 '적당 음주량' 조사에서 과반수가 남학생은 7잔 이상, 여학생은 5잔 이상 마셔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은 40g(소주 기준 4잔) , 여성은 20g(소주 2잔)을 넘어설 경우 ‘위험 음주자’로 분류된다. 이런 국제기구 기준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 인식이 너무 관대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윤종필 의원은 "과도한 음주는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며 "정부는 청소년 및 성인에 음주로 인한 폐해를 정확히 교육하고, 국민의 음주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의 그릇된 과음 문화로 인한 피해는 사회 진출 이후 개인적인 건강관리에서도 나쁜 습관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음주운전, 음주사고 등의 사회적인 피해로 확산될 수 있기에 교육, 보건 당국이 연계한 ‘폭음 추방’ 계도와 통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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