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단체가 지난 7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삼성 반도체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비공개 재결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민변·민주노총은 4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행심위를 상대로 정보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삼성이 “고용노동부의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제기했던 행정심판을 지난달 27일 일부 인용하면서 작업공정별 유해요인 분포실태 전체와 공정별 화학물질 사용상태, 단위작업장소별 유해인자의 측정장소 등을 비공개하라고 판단한 바 있다.

반올림과 민변·민주노총은 행정소송을 내면서 “삼성은 지난 10여년 동안 작업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보다는 실제 사업장 모습을 감추면서 직업병 문제를 은폐하려고만 했다”며 “그 사이에 노동자들은 유해한 환경에 계속 노출됐고, 피해 제보는 늘어갔다”고 지적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단체는 이같은 행정소송을 낸 이유를 자신들의 일터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들은 “직업병 피해노동자와 유족이 산업재해를 입증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했다”면서 “중앙행심위는 이런 공개 필요성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삼성 주장만 편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업환경측정보고서와 관련한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중앙행심위는 작업환경측정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이어서 영업비밀이라 하는데, 작업환경보고서는 애초에 공정기술에 관한 문서가 아니라 사업장 내 유해성을 확인하는 문서”라고 규정했다. 누구도 작업환경보고서를 갖고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일터에서 건강을 잃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으려면 사업장 내 안전자료들이 공개돼야 한다”며 “어떤 산업기술도 사람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작업환경보고서에 대한 알 권리는 적극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