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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손실’ 부도위험 채권 인수·유통한 한화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사실상 투자사기”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0.0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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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투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은 전문가인 증권사에게 자신의 돈을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구조에서 증권사의 도덕적 해이는 믿고 맡긴 투자자의 막대한 금전적 피해로 직결된다. 증권업 종사자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이유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시중은행 23곳이 펀드 상품에 포함된 채권의 부도 위험이 있는 것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펀드 판매를 계속해 결국 200억원 넘는 고객 돈을 날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CI. [사진캡처=한화투자증권 홈페이지]

부도 위험이 있는 채권을 인수해 유통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증권사가 모럴해저드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비판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5월 중국국저에너지화공그룹(CERCG)이 보증한 해외사모사채 금정제십이차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채권 1645억5000만원어치를 인수해 국내에서 유통했다.

지상욱 의원은 “금정제십이차 ABCP의 위험을 알고도 금정제십이차 ABCP가 포함된 펀드를 판매·운용한 증권사 및 은행 그리고 자산운용사 등은 모럴해저드를 넘어 금융투자자들에 대한 사기”로 규정하며 “금융감독원은 즉각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억울한 투자자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ABCP 채권은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부터 안정적 등급인 A2(sf)로 평가받았고, 전문투자자(채권 딜러)를 통해 현대차투자증권·BNK투자증권·KB증권·유안타증권 등 증권사와 KTB·골든브릿지 등 자산운용사, 부산은행·하나은행 등 은행 신탁에 판매됐다. 자산운용사들은 이 채권이 포함된 펀드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CI. [사진캡처=이베스트투자증권 홈페이지]

문제는 ABCP 채권 발행 사흘 만에 시작됐다. ABCP의 보증기관인 CERCG는 지난 5월 11일 기존 발행한 역외자회사 채권 3억5000만달러(3950억원) 만기 상환에 실패해 ABCP 교차부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튿날 나이스신용평가사도 ‘CERCG 원금 지급보증 의무 지연에 대한 신용평가 견해’ 보고서를 작성해 각 증권사에 전달했다. 채권시장에서 ABCP 거래는 중단됐다.

하지만 증권사 등은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ABCP가 포함된 펀드 상품을 계속 판매했다. 결국 5월 28일 CERCG는 2주간의 지급유예기간에도 역외자회사 채권에 대한 상환에 실패해 교차부도가 확정됐고, ABCP도 부도 처리되면서 ABCP 포함 펀드들도 ABCP 편입 금액 260억원 중 80%를 손실 처리해야 했다.

이 펀드로 개인투자자 4433명이 떠안은 손실은 208억원이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이미 ABCP의 교차부도 가능성이 국내에 전달된 5월 18일 이후에는 매매가 되지 않는 금정제십이차 ABCP가 포함된 펀드 총 304억2626만원어치를 일주일 넘게 판매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면서 수수료나 챙긴 것이다.

지상욱 의원 측이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시중은행 23곳이 교차부도가 발생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투자자들에 대한 성실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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