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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 향한 연이은 질타, 왜?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0.3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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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관광공사의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와 부당 수의계약 논란 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다.

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누적된 적자가 94조원에 달했다. 지난해엔 14조7000억원 적자를 내 연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관광 적자도 이어지고 방한 외래객 수도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관광공사가 과연 왜 존재하는지를 묻게 하는 데이터"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도 “관광수지가 계속 적자인데 관광공사가 과연 실효성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매년 똑같은 사업을 재탕하고 관광 불황을 초래하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만 추진하는 뒷북 사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 [사진=연합뉴스]

적자뿐만 아니라 관광공사의 업무 투명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한국 관광공사가 전국 권역별로 특화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2018 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 사업’에서 특정 업체 2곳의 서류평가를 조작하여 보조사업자를 선정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탈락했어야 할 업체들이 선정된 만큼 실무자가 의도적으로 특정 업체를 밀어줬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동섭 의원이 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6~2017년 기념품 구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광공사 5개 부서가 경쟁입찰 대상인 기념품 총 7억2000만원 상당의 물량을 부당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간 경쟁입찰 시 물품의 평균낙찰률이 88.97%임을 고려할 때, 경쟁입찰로 비용 절감이 가능했음에도 수의계약 체결을 통해 비용을 더 지불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구체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안영배 사장의 답변은 지극히 원론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영배 사장은 “매년 늘어가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다양한 마케팅 계획을 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답변했다.

관광공사에 대한 문제는 국감에서만 제기된 게 다가 아니었다. 관광공사의 케이뱅크 출자 외압 의혹을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꺼낸 것이다.

29일 김영주 의원실이 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출자를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법률검토 의견을 받았음에도, 이사회 개최 없이 케이뱅크에 출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관광공사는 최초 KT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제안을 거절했다가, 한 달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주 의원은 "관광공사는 케이뱅크에 대한 출자를 결정하면서, 관련 법률과 정관, 그리고 내부규정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며 "게다가 법무법인의 법률검토의견을 받아 이사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식 이사회 의결 없이 체결된 계약은 무효로 볼 소지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법률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의원은 "사업 참여를 거절해 놓고 한 달여 만에 결정을 번복했는데, 그 사유도 석연치 않고 은행업 예비인가를 코앞에 둔 케이뱅크가 한 달여간 관광공사의 결정을 기다린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안종범 수첩 등에서 케이뱅크가 은행업 인가 전에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선정됐다는 의혹이 밝혀진 점을 감안하면, 관광공사가 출자 결정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한 달 만에 뒤집고, 관련 법·규정을 위반한 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관광공사 CI. [사진캡처=관광공사 홈페이지]

이러한 관광공사에 대한 잇따른 지적 사항은 안영배 사장 취임 후 모두 일어난 건 아니다. 하지만 안영배 사장이 관광공사 수장으로서 지목된 이유가 바로 조직 혁신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안 사장 또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안영배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으로 당초 취임 전후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안영배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청와대에 들어가 국정홍보비서관, 국내언론비서관을 거쳐 2006년 국정홍보처장에 임명됐다.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재단법인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지냈고, 현재까지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안영배 사장은 19대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문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모임인 '더불어포럼'의 사무처장을 맡기도 했다.

안영배 사장이 관광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력이 없음에도 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오른 건 문 대통령과 인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간 줄곧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공기업 개혁을 안 사장이 관광공사에서 이뤄내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얘기다.

케이뱅크 출자 외압 의혹 등 관광공사를 둘러싼 문제들이 적지 않은 만큼 안영배 사장의 어깨가 유독 무거워지는 이유다. 지난 5월 취임사에서 “언론과 홍보를 비롯해 여러 부문에서 활동해 온 경험을 토대로 관광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공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던 안영배 사장이 관광공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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