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17세 253일’
이강인이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로 유럽 프로축구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2001년 2월 19일생인 이강인은 만 17세 253일(현지시간 기준)의 나이로 유럽 프로축구 데뷔전을 치러 남태희(알두하일)가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데뷔 기록을 갈아치웠다. 남태희는 2009년 8월, 18세 36일의 나이로 프랑스 리그앙에 데뷔했는데, 이강인은 이를 다섯 달 앞당긴 셈이다.
이강인의 1군 데뷔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4대 리그에서 선을 보인 한국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이르다. 한국 축구 에이스로 도약한 손흥민(토트넘)이 2010년 10월 28일 함부르크 저지를 입고 DFB포칼 프랑크푸르트전 데뷔 때의 18세 112일보다 빠르다.
발렌시아의 이강인은 31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에브로와 32강 1차전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83분간 피치를 누볐다.
발렌시아 1군 데뷔에 한국선수 최연소 기록까지 갈아치운 이강인은 2-1로 역전승하는데 데뷔 첫 공격 포인트는 보태지 못했지만 존재감을 각인시켜 줄만한 장면은 적지 않았다.
특히 후반 10분 아크 정면에서 날린 왼발 슛은 크로스바를 나가는 등 탁월한 기량을 보여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선택에 부응했다.
이강인의 17세 톱팀 데뷔에 대해 스페인 주요 매체들은 비중 있게 다뤘다.
스페인 매체 AS는 “2001년생인 이강인이 1군 경기에 데뷔했다”며 “아시아 선수가 발렌시아에서 1군 데뷔 경기를 치른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토랄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는데, 이미 이강인은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라고 덧붙였다.
마르카는 “17살 이강인이 데뷔전을 치렀다”라면서 “그는 프리시즌에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잡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고 전했다.
이강인이 최연소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데는 바로 프리시즌 프리매치에서 1군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강인은 지난 7월 스위스 로잔 스포르와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1군 무대에 출전했고, 지난 8월 독일 레버쿠젠과 프리시즌 경기에선 1군 첫 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2007년 국내 TV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자질을 인정받은 뒤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해 큰 화제를 모았던 이강인. 끝내 유,청소년팀에서 '월반'을 거듭하더니 17세에 1군 데뷔의 꿈을 이뤄내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