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토종 행동주의펀드 KCGI, 한진칼 2대 주주 ‘경영참여’ 선언...대기업에 첫 ‘채찍’ 얼마나 세질까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8.11.16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적의 국내 행동주의펀드 1세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을 겨냥해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것처럼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도록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 총수 일가의 갑질 등 일탈 행위로 경영 능력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첫 대기업 공격이어서 주목을 끈다.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자리해 긴장의 끈을 동여맬 시기에 놓인 한진칼의 지분 17.84%를 보유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9.00%)를 주당 2만4557원에 장내매수로 취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KCGI가 만든 KCGI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 회사다.

KCGI는 이번에 1307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함에 따라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0.65%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KCGI가 한진칼의 경영 참여에 시동을 건 가운데 한진칼은 지분 17.84%를 보유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8.95%로 집계됐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사로, 한진그룹에 속하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KCGI 측은 공시를 통해 “장래에 회사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사회 구성과 임원선임, 해임, 배당, 기업 분할합병, 영업 양수도, 자산처분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느덧 한진칼 2대 주주로 성큼 올라선 가운데 첫 대기업 공격에 시동을 건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사모펀드 KCGI.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정책을 강조하는 행동주의펀드다. KCGI는 다양한 방식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에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만일 KCGI가 5% 이상 주주인 크레디트스위스(5.05%)를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3.81%) 등 기관투자가나 기타 외국인 주주(5.62%)와 함종연횡하면 지분율이 최대 31%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총 28.95%)을 뛰어넘는 수준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중 13.24%는 종로세무서와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어 경영권 공격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KCGI가 총수 일가 갑질 전횡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 한진그룹의 문제점을 공략해 배당 수익 등을 노리면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딸들의 ‘땅콩회항’ ‘물컵갑질’ 사건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받아 왔다. KCGI 지분 매수 이전까지 2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공개 서신을 통해 경영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진그룹으로선 항공사 임원 자격제한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국토교통부 발표 하루 만에 나온 KCGI의 공격적인 지분 매집과 경영 참여 선언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발표대로 항공사업법이 개정되면 최근 횡령·배임·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양호 회장은 벌금형만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 있는 상황인데 토종 행동주의펀드의 공격까지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처음으로 대기업을 상대로 ‘채찍’을 들고 나선 KCGI의 한진그룹 경영권 공세가 얼마나 강도 높게 이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