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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서부터 '말이 씨 되는‘ 성차별 세상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8.11.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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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국어사전 성차별성 이슈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22일 서울YWCA, 네이버와 함께 진행한 국어사전 성차별성 이슈모니터링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이 만든 최고 권위의 국어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계집: 술과 계집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 같다.', '색시: 시집가는 색시가 연지와 곤지를 찍는 건 신랑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 등 성차별적 표현이 다수 수록됐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국어사전 성차별성 이슈모니터링' 진행 [사진=연합뉴스]

양평원의 국어사전 성차별성 이슈모니터링은 지난 5월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등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국어사전 뜻풀이와 예문에 '여자' 또는 '남자'가 포함된 단어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770개 단어 중 92개 단어가 성차별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맡은 바 책임을 의미하는 '구실'이란 접미사를 붙여 만든 '사내구실'은 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로 풀이된 반면 '여자구실'은 여자는 아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규정됐다.

이처럼 국어사전 속 젠더와 관련된 표현은 남성은 성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주체로 표현하고 있지만, 여성은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모성을 지닌 존재로 표현하고 있어 대표적인 성차별 표현으로 꼽힌다.

표준국어대사전 속 성차별 표현들은 주로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거나(35건, 38.1%)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며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단어(20건, 21.7%)가 많았다.

4121개 예문 중 성차별적 예문은 204개였다. 성차별적이거나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단어가 포함된 예문이 70건(34.3%)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여성의 가사노동은 요리사, 세탁부, 청소부, 가정 교사 등의 노동을 합쳐 놓은 종합 노동이다', '그녀는 결혼할 때 이미 처녀가 아니었다' 등 성별에 따라 지녀야 할 태도, 행동, 외향 등을 규정하는 표현들이 있었다. 특히 성별이 지녀야 할 태도, 행동, 외향 등을 규정하는 표현은 여성에게만 적용됐다.

네이버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1차 개선작업을 거쳐 총 70건의 예문 중 31건을 네이버 어학사전 검색에서 제외했다. 이어 추가로 표현을 성차별적 단어와 예문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양평원 관계자는 "사전 편찬 관계자들이 단어와 예문 속에 있는 성차별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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