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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신임 CEO, ‘독이 든 성배’ 중압감 이겨낼까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1.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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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증권사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이력을 지녔다. 유 사장이 CEO로 활약한 기간은 무려 12년이다.

그의 최장수 CEO 비결엔 뛰어난 실적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 이익은 4109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3%이다. 이는 국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독보적인 1위다.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부회장에 내정된 최장수 CEO의 뒤를 이어 부사장에서 승진해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일문 신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후임자인 정일문 사장 내정자는 전임자인 유상호 부회장 내정자의 화려한 성공과 비교가 불가피한 자리인 만큼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전임 CEO가 뛰어난 실적을 보여줬기에 정일문 사장 내정자에게 자연스레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임자의 뛰어난 실적에 가려지기 쉬운 만큼 정일문 신임 CEO가 ‘독이 든 성배’를 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다.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최대 IB로서 승승장구하길 기대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기대감이 짙게 깔려 있는 것도 ‘IB 전문가’인 정일문 사장 내정자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일문 사장 내정자는 벤처기업을 담당하는 기업부에서 첫 업무를 시작해 ECM(Equity Capital Market) 상무, 기업금융(IB) 본부장, 기업금융본부 및 퇴직연금 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자타공인 ‘IB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IB 전문가는 지난 23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어 최고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한국투자증권 CEO에 오르게 됐다.

앞으로 한국투자증권을 이끌 그에겐 전임자가 남긴 뛰어난 실적을 아예 간과할 순 없다.

전임자는 취임 첫해인 2007년 2조2030억원에 불과했던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을 2017년 말엔 4조3205억원으로 2배 늘렸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조2446억원에서 6조2005억원으로 4배가량 확대시켰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부회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뛰어난 실적을 남기고 부회장이 된 전임자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으려면 정일문 사장 내정자가 분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여기에 정일문 신임 CEO에겐 전임자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도 남겨졌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부 직원의 피소 사건과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최저등급(미흡)’으로 인해 추락한 이미지 개선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브이파트너스운용의 상품을 샀던 투자자들은 올해 초 불완전판매 등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전 천안지점장 A씨, 강남대로지점 차장 B씨를 고소했다. 알려진 피해 금액만 100억원에 이른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7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서 '소비자정보 공시' 부문에서 최저등급에 해당하는 '미흡' 등급을 받았고 소비자보호조직 및 제도와 민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용도 보통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이 모두 국내 초대형IB 한국투자증권에 어울리지 않은 불명예스러운 사건과 평가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정일문 사장 내정자가 과연 전임자인 ‘최장수 CEO’을 뛰어넘어 새로운 신화를 이뤄낼 것인가, 아니면 전임자 그늘에 가려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불운한 CEO가 될 것인가. 정일문 체제의 한국투자증권이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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