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 평균임금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높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주요 선진국보다 현저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은 2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함께 이룰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 500인 이상 대기업 월 평균임금은 6097달러로 미국(4736달러)보다 28.7%, 일본(4079달러)보다 49.4%, 프랑스(5238달러)보다 16.4% 높았다. 반면 한국 1~4인 소기업의 월 평균임금은 1990달러로 미국(3731달러)보다 46.6%, 일본(2655달러)보다 25.0%, 프랑스(3083달러)보다 35.5% 낮았다.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 임금 격차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때 우리나라 임금 격차는 선진국들에 비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500명 이상 대기업의 임금이 100∼499명 기업 임금의 1.4배, 10∼99인 기업의 1.7배, 5인 미만 기업의 3.1배나 됐다. 미국은 500인 이상 기업의 임금이 5인 미만 기업의 1.3배, 일본은 1.5배, 프랑스는 1.7배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인 이상 대기업 대비 전체 평균임금이 2007년에는 58.2%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는 54.2%로 더 떨어진 것이다.
노민선 연구위원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이윤창출의 결과가 근로자에게 적정하게 공유되는 것"이라며 "노사가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으로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과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 간 중심으로 성과공유제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산별이 아닌 기업별 노사관계가 특징인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 공기업 등 지급 능력이 좋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조가 조직돼 근로조건 격차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양극화와 이중화를 극복하기 위해 소모적 갈등을 반복하는 파편화된 기업별 노사관계 시스템을 포용과 연대, 참여와 혁신이 가능한 통합적 노사관계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민선 위원은 한국과 미국, 일본, 프랑스 4개국을 비교해 분석했고, 국가별 비교를 위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제공하는 PPP(국가별 구매력평가) 데이터를 사용했다. 우리나라 데이터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