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의 '벤처·헝그리 정신' 갑질 논란, 직원들은 '앵그리'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11.28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유산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가 직원들에게 과도한 체력훈련을 시키거나 자신의 취미인 자전거 라이딩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는다는 의혹이 불거져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두고 사측과 일부 직원들 간의 입장이 판이하게 엇갈려 비상한 관심을 끈다.

쎌바이오텍 측은 '벤처·헝그리 정신'을 배양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정 대표의 이 같은 강요에 화난 일부 직원들은 ‘갑질’이라 일축하고 있어 진실게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 [사진=쎌바이오텍 누리집]

28일 연합뉴스와 쎌바이오텍 일부 직원에 따르면 정명준 대표는 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12월 2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연다.

한데 일부 직원들은 이 워크숍의 치명적인 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크숍은 직원 5∼6명이 조를 이뤄 30㎞에 육박하는 구간을 걷는 것으로 시작된다. 직원들은 해당 구간서 지정된 명소 10곳에 들러 인증사진을 촬영해 보고하는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 더구나 워크숍 기간 매일 정해진 시간 내에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 지각하면 10분당 정해진 벌점이 부여된다.

10시간을 걸어도 미션을 수행하기 어려울 때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 ‘워크숍이 아니라 생존 훈련이다’ ‘쎌바이오텍이 군대냐 회사냐’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소 수상한 워크숍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숙소 도착 순서에 따라 숙소 크기와 저녁 식사 음식도 달라진다. 1등 조에는 23평 숙소와 한우가 제공되는 반면 꼴등 조에는 17평 숙소와 라면이 주어지는 식이다. 아울러 최종 점수는 워크숍 참여 직원들과 동행한 ‘평가팀’이 산출한다. 1등 조에는 해외여행권이, 꼴등 조에는 설날 등 명절 당직이 부여된다.

이처럼 워크숍 등수에 따라 상벌이 극명하게 갈리는 탓에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워크숍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몸이 아프거나 개인적인 일로 빠진다고 했다가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 때문이다.

쎌바이오텍은 일반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워크숍을 1년에 1∼2차례, 영업부서 직원들에게는 매달 1차례 참여토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A씨는 “워크숍은 방송프로그램 '1박 2일'과 '만원의 행복'의 포맷을 섞은 내용으로 구성됐다"며 "회사는 워크숍 참여 직원들에게 1명당 10만원씩 주고 잔액을 많이 남길수록 추가 점수를 준다. 이런 탓에 직원들은 노숙하거나 식사를 부실하게 하며 장거리 행군을 강행한다. 한 팀장은 무릎에 물이 찼는데도 워크숍에 참여해야 했다. 이는 직원들에 대한 갑질”이라고 성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쎌바이오텍 측은 워크숍 논란에 대해 “쎌바이오텍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성장한 기업이라서 직원들에게 벤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워크숍의 취지이기도 하다”며 “워크숍에 대한 느낌은 직원마다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찬성하는 직원도 있다”고 해명했다.

정명준 대표의 갑질 논란은 또 있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취미인 '자전거 라이딩'을 종종 강요한다는 것. 일부 직원들에 따르면 정명준 대표는 워크숍 꼴등 조 직원들이나 신입직원 등을 불시에 불러 자전거 라이딩을 한다.

한데 라이딩 때 정명준 대표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일이 필요 없는 전기 자전거를 타지만 직급이 낮은 직원들은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만 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탄다. 더구나 한 번 라이딩할 때 주행거리는 300∼4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바이오텍 워크숍 일정 일부. [사진=연합뉴스]

라이딩에 참석한 직원들은 더 죽을 맛이다. 체력은 체력대로 고갈됐지만 밀린 업무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야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 B씨는 “정명준 대표가 예고 없이 자전거 라이딩을 가자고 하는 탓에 직원들은 항상 자전거와 라이딩 복장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까 봐 정 대표의 권유는 거절하기 어렵다. 라이딩을 마치면 밀린 일을 처리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야근한다"고 토로했다.

쎌바이오텍 측은 정명준 대표의 자전거 라이딩 갑질 논란에 대해 “정 대표가 직원들과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미가 같은) 특정 직원들과 하는 것이지 불특정 직원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쎌바이오텍은 효자 상품 ‘듀오락’을 앞세워 지난해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데 과연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명준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벤처·헝그리 정신'일지, 아니면 직원들의 ‘피와 땀’일지 자못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