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코오롱그룹 경영 일선에서 전격 퇴진을 선언한 이웅열 회장이 아들 이규호(34)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입장을 밝혀 업계의 주목을 끈다.
이웅렬 회장은 29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아들 이 전무의 경영 승계는 "나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아들은) 주요 회사 지분이 전혀 없다. 나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아들에게 하루를 1주일처럼 살라고 말했다. 자기도 무엇인가를 맡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웅렬 회장이 이 전무에게 그룹경영을 승계할 의사가 있음을 알리는 것이면서도 자신의 퇴진 이후 총수 부재 상황이 장시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틀 전 이 회장의 퇴임 발표와 동시에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 전략기획담당에서 자리를 옮겨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됐다. 이 전무는 그룹 핵심 부문인 패션 사업을 총괄하지만, 현재 코오롱 지분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셰어하우스 계열사 리베토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 지분도 없는 상태다.
코오롱은 이 회장 퇴임과 함께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 위원회' 신설을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이나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 간 협력과 이해 충돌 등 주요 쟁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오너 부재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웅렬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앞으로 경영에 계속 관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국내에 있으면 찾을 것 같아서 당분간 해외에 나가려 한다"고 답한 뒤 "(퇴임 후)천재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다. 이제는 플랫폼 사업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