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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효과 사라지자 다시 2%대 물가...사그라들지 않는 먹거리 가격 불안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5.10.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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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소비자물가 1.7%→2.1% △근원물가 1.3%→2.0% △생활물가 1.5%→2.5%

지난 8월 1%대로 낮아졌던 주요 물가 상승률이 한 달 새 2%대로 다시 높아졌다. 해킹사태에 따른 SK텔레콤 일시(8월) 통신요금 50% 인하 효과로 일제히 꺾였던 헤드라인·코어·체감물가 상승 기울기가 다시 올라간 것이다. 한국은행이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대로다. 이들 핵심 물가지표는 똑같이 8월에 내렸던 폭 만큼 'V자' 반등하며 7월 수준으로 '원상 복귀'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통신비 할인 효과 소멸과 관계없이 먹거리 물가 불안은 지속됐다. 쌀값 급등에 달걀값까지 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는 등 축·수산물 가격과 가공식품, 외식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3분기에도 유독 먹거리 부문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나타낸 만큼 한은의 연간 물가 경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 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8월 SKT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연중 최저치인 1.7%까지 떨어졌던 상승률이 0.4%포인트(p) 높아져 7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 들어 5월(1.9%) 일시나마 1%대로 꺾였던 상승률은 먹거리 가격 오름세로 6월(2.2%) 다시 2%대에 진입했다. 8월 휴대전화료가 21.9% 급락하면서 일제히 물가 지표를 끌어내렸던 착시 현상을 걷어낼 경우 2.3%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 터라 그 일시 효과가 소멸된 지난달에 2%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로 회귀한 것이다.

지출목적별로 통신 부문이 8월 13.3% 급감하며 소비자물가를 0.59%p 끌어내렸다가 지난달엔 0.1% 증가에 그치며 물가기여도가 0.0%p를 나타냈다. 휴대전화비가 포함된 공공서비스 물가도 8월 3.6% 줄어 물가를 0.42%p 낮췄는데, 지난달엔 1.2% 오르며 물가기여도는 0.14%p에 머물렀다.

이에 근원물가와 체감물가 상승률도 7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2.0% 상승했다. 두 달 새 0.7%p씩 반락하고 반등한 것이다. 가계의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체감물가 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다. 역시 1.0%p 급락 뒤 1.0%p 급등이다.

근원물가에서 제외된 식료품 가격은 3.3% 올랐고, 생활물가에 포함된 식품 가격도 3.2% 상승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온도차는 있지만 먹거리 물가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농축수산물은 1.9% 올라 석 달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8월(4.8%)보다 상승 폭이 꺾였는데,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증가한 채소류(-12.3%)를 중심으로 농산물이 감소(-1.2%)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산지 유통업체 재고 부족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쌀(15.9%), 찹쌀(46.1%) 등 일부 농산품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축산물(5.4%)과 수산물(6.4%) 가격 상승세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돼지고기(9.4%→6.3%), 국산소고기(6.6%→4.8%), 고등어(13.6%→10.7%) 등은 전월보다 상승 폭은 둔화했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달걀은 추석 명절 수요가 늘면서 오름 폭(9.2%)이 전월(8.0%)보다 커졌고, 2022년 1월(15.8%)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이 9월 물가를 0.15%p 올린 데 비해 가공식품(0.36%p)과 외식(0.49%p)의 물가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컸다. 공업제품(2.2%)에서 가중치가 가장 큰 가공식품은 전월과 같은 4.2% 상승률을 유지했다. 빵(6.5%), 커피(15.6%) 등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개인서비스(2.9%) 가운데 외식 물가는 3.4%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전월(3.1%)보다 오름 폭이 커졌다. 외식의 생선회(6.0%)·커피(5.1%)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통신요금 일시 할인 효과가 소멸하면서 당초 예상대로 소비자물가는 2%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며 "농축수산물 가격은 기상 여건 개선, 정부 물가 대책 등에 힘입어 농산물이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석유류 가격도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2.3%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먹거리 가격 변동성은 물가 경로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분기별 품목성질별 물가 흐름으로 보면 대체로 먹거리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1,2분기에 2.1%씩 오른 뒤 3분기에는 2.0% 상승했다.

환율·유가 변동성에 따라 1분기(5.4%)까지만 해도 물가 상승을 크게 부추겼던 석유류는 2분기(-1.3%) 하락, 3분기 보합(0%)을 나타내면서 물가 기여의 주도권이 먹거리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1,2분기에 1%대를 유지하다 3분기 2.9%로 크게 높아졌다. 가공식품은 1분기(3.0%)만 해도 3%대였지만, 2분기(4.3%)에 이어 3분기(4.2%)에도 4%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1.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외식도 1분기(3.0%)보다 2,3분기(각 3.2%) 오름 폭이 커져 지난해 연간 상승률(3.1%)을 웃돌았다.

3분기까지 전년 누계비로 소비자물가가 2.0% 오른 상태에서 먹거리 물가가 상방 압력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이자 올해 연간 상승률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주요 요인으로 내세워 5월 전망보다 0.1%p 높인 2.0%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조정했다. 3분기 1.9%, 4분기 1.8%로 분기 전망 경로를 제시했는데, 실제로는 8월 일시 효과까지 반영되고도 3분기에 전망치를 0.1%p 웃돌았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도 2% 내외의 상승세가 예상되나 미국 관세정책,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환율, 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물가 상황을 계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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