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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에 소비자·근원물가 '최고치'...추석명절 효과의 안과 밖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5.1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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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10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오르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물가 오름폭이 3%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석유류 가격도 8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15개월 만에 더불어 최고치를 찍었다.

8년 만의 가장 긴 추석연휴로 여행·숙박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 오름폭이 28개월 만에 최대로 커진 것이 2%대 중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불러온 주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물가 상승 폭 3분의 1가량을 외식제외 서비스가 도맡았는데, 농축산물, 가공식품, 석유류를 합친 물가 기여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강릉커피축제가 개막한 지난달 30일 강릉시 안목커피거리 일원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릉커피축제가 개막한 지난달 30일 강릉시 안목커피거리 일원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458개 품목)는 117.42(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2.4% 올라 지난해 7월(2.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기록한 뒤 8월 SK텔레콤의 통신요금 일시 할인 효과로 1.7%로 반짝 둔화했다가 9월 다시 2.1%로 올라섰다. 전월 대비 오름 폭이 9월 0.4%포인트(p), 10월 0.3%p로 커지면서 1~10월 전년 누계비는 7,8월 연속 2.0%에서 지난달 2.1%로 소폭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309개 품목)는 2.2% 올랐다. 역시 지난해 7월(2.2%)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8월 1.3%, 9월 2.0%에 이어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전년 누계비는 올해 내내 1.9%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 석유류,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개인서비스가 일제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공업제품(2.3%) 중 석유류는 경유(8.2%), 휘발유(4.5%)를 중심으로 4.8% 올랐다. 지난 2월(6.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지난해 최대 폭으로 하락했던 10월(-10.9%) 기저 영향에 최근 환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전월(2.3%)보다 오름 폭이 확대됐다. 두바이유 가격이 9월 배럴당 70.01달러에서 지난달 65.00달러로 하락해 하방 요인이 컸지만, 5개월 만에 최고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유류세 한시적 인하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축수산물은 9월 1.9%에서 지난달 3.1%로 상승률이 커졌다. 같은 기간 축산물(5.4→5.3%)과 수산물(6.4→5.9%)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농산물이 -1.2%에서 1.1%로 플러스 전환한 것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농산물은 채소(-14.1%)가 2021년 10월(-16.7%)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지만, 곡물(21.8%)이 넉 달째 두 자릿수로 상승 폭을 확대하고, 과실(10.9%)도 15개월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 반영됐다. 배추(-34.5%), 무(-40.5%), 당근(-45.2%) 등이 큰 폭으로 내렸지만, 쌀(21.3%), 사과(21.6%) 등이 크게 올랐다.

지난달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쌀, 과일 출하 시기가 지영되면서 오름 폭이 커진 농산물의 가세로 먹거리 물가는 다시 동반 3%대를 형성했다.

가공식품은 3.5% 상승했다. 빵(6.6%), 커피(14.7%)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개인서비스(3.4%)가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그중 외식은 3.0% 상승했다. 다만 가공식품 가격은 6개월 연속 이어지던 4%대 상승률이 3%대로 꺾였고, 외식 물가도 전월(3.4%)보다 오름폭이 둔화해 7개월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추석 할인행사와 식용류(-13.1%), 두부(-6.5%) 등 명절 관련 식료품 가격 하락, 피자(-0.6%) 등 일부 외식업계 세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추이와 전체 물가 기여도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추이와 전체 물가 기여도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이렇듯 추석명절 효과는 일부 먹거리 가격을 낮췄지만,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반대로 크게 끌어올렸다. 여행비, 숙박료 등이 포함되는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3.6% 올랐다. 2023년 6월(3.8%)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전월(2.6%)보다 1.0%p 불었다.

2017년 이후 8년 만의 최장 '황금연휴' 효과로 승용차임차료(23.6%), 해외단체여행비(12.2%), 호텔숙박료(10.7%) 등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에 장기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해 여행 관련 품목의 상승으로 개인서비스 상승 폭이 컸다"며 "해외단체여행비, 승용차임차료, 콘도이용료 등이 크게 상승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물가 기여도에서도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가 0.72%p로 가장 두드러졌다. 9월만 해도 0.51%p로 전체 물가 중 4분의 1가량을 끌어올렸지만, 지난달엔 3분의 1 가까이 밀어올린 셈이다. 이는 공업제품 전체(0.77%p)와 맞먹는 기여도다. 같은 3%대 상승률을 보인 농축수산물(0.25%p)·가공식품(0.30%p)·석유류(0.18%)를 모두 합친 기여도와 같은 수준이다.

외식제외 물가는 물가·성장 측면에서 '양날의 칼'이다. 과도한 상승만 아니라면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숙박·여행 확대를 통해 서비스 소비 진작에 긍정적이지만, 한번 오르면 좀처럼 떨어지기 어려운 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지난달(109.8)까지 반 년째 '긍정' 국면(100 이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두 달 연속 지수가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식제외 물가 지표에서 숙박·여행 증가세는 그나마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외단체여행비가 전년 동기 대비로도 크게 상승(12.2%)한 것은 장기 연휴에 국내 소비가 상대적으로 제약받은 상황도 보여준다.

물가 측면에서 한은은 10월 외식제외 물가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통해 "긴 추석 연휴 전후로 내·외국인 여행 수요가 급증해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도 높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일시 확대됐다"며 "지난해보다 낮아진 유가 수준, 여행 서비스 가격 둔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연초에는 2% 내외로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다만 환율·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자세한 물가 전망경로는 11월 (수정경졔)전망 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체감물가(9,10월 연속 생활물가 상승률 2.5%)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등주요 품목별 가격과 수급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신속히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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