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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1원 전쟁'...초저가 그것만이 답일까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5.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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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1원 단위'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올해 하반기 '상식 이하의 초저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오프라인 대형마트 가격 경쟁의 연장선이다. 유통구조 변화로 매출 부진의 늪에 빠진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이 본질적인 메리트인 '싼 가격'을 앞세워 수익 개선에 나서면서 한동안 출혈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유통업계 성적표에 따르면 1분기 전자상거래,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계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유일하게 역성장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국민가격' 프로젝트와 홈플러스의 '극한도전' 포스터 [사진=이마트, 홈플러스 제공]
이마트의 '국민가격' 프로젝트와 홈플러스의 '극한도전' 포스터 [사진=이마트, 홈플러스 제공]

◆ 대형마트 출혈 경쟁에 이익은 '뒷전'

소비자들이 온라인 유통채널로 대거 이동하면서 유통채널 업태별 매출 추세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실적 악화로 대형마트 위기론이 확산되자 대형마트는 품목에 구분없이 가격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초저가 경쟁으로 이익 창출보다 소비자 유입에 치중하면서 수익구조는 더 악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형마트 초저가 경쟁을 촉발시킨 쪽은 업계 1위 이마트다. 올해 초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통해 할인 전쟁에 불을 지폈다. 이마트의 초저가 할인 행사인 국민가격 프로젝트는 매월 1,3주차에 주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동안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할인 행사를 열어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롯데마트는 '극한도전'이라는 콘셉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초저가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자사 제품이 최저가임을 강조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싸게', '차액 환불'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당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경쟁사와 자사의 가격 비교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초저가 할인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3%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1.4% 감소)부터 2017년(0.1% 감소), 지난해(2.3% 감소)까지 지속적인 내림세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이마트는 지난해 할인점 부문 매출 3조7033억원, 영업이익 439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6.4% 줄어들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1분기 매출 1조5924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으로 3.4% 증가했으나, 이는 매출액 개선보다 판관비 절감과 K-IFRS 1116호 리스 회계 적용의 영향으로 초저가 경쟁의 실질적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대형마트, 초저가 전략 외 묘수 없을까

기념일이 집중된 5월에도 대형마트는 초저가를 앞세웠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행사의 품목을 확대하고, 롯데마트는 외식물가 상승으로 증가한 홈밥족을 겨냥해 ‘통큰치킨’을 부활시켰다.

'초저가'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로고 [사진=홈플럿, 이마트, 롯데마트 제공]
'초저가'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로고 [사진=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제공]

이러한 초저가 정책에 따른 집객 효과가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대형마트 또한 극단으로 치닫는 할인경쟁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월 이마트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대형마트 3사는 집객력 유지를 위해 상시적인 가격 인하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영업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이 과열될 경우 당사의 국내 대형마트 사업부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특정 상품에 대한 목적을 두고 스마트한 구매 행위를 하면 유인 효과 또한 제한된다. 마트가 할인 마케팅을 위해 지정한 품목이 극히 일부에 그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지점장 김모씨는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자가 이동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굳이 힘들여 마트를 찾을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대형마트는 대형마트대로 유통 채널 업태별 특성을 살려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 위기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출혈 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장에서는 ‘치킨 게임’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 속에 뒤바뀐 유통시장에서 대형마트들이 살아남는 데는 현재 갖추고 있는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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