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팔레비 왕자의 자살이 전 세계인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5일(한국시간) 이란의 알리 레자 팔레비 왕자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자기 집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인 레자 팔레비는 이날 "동생 알리 레자의 사망소식을 이란 국민들에게 알리게 되어 너무 마음 아프다"며 막내 동생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형인 레자 팔레비 왕자에 따르면 동생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왕족의 몰락으로 인한 깊은 비애감이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부친인 팔레비 국왕은 이란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중요 인물이다. 팔레비 국왕은 1941년 즉위했으나 석유 국유화를 추진하는 모사데그 총리와 대립하다가 1953년 로마로 망명했다. 그러나 3일 뒤 자헤디 장군의 쿠데타성공으로 귀국했다. 팔레비는 1957년 비밀경찰을 설치하고 1958년 미국과 군사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황제권을 확립했다. 그러나 팔레비의 서구식 국가 근대화에 민족주의 세력과 이슬람 세력이 반발하면서 1978년부터 반정부, 반 국왕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팔레비는 1979년 1월 마침내 국외로 추방되었고 다음해에 숨을 거뒀다. 그리고 이란은 1979년 4월 호메이니의 이슬람공화국이 탄생했다.
팔레비 국왕의 몰락과 함께 가족들 또한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다. 알리 레자 왕자는 부친의 국외 추방과 사망에 이어 2001년에는 여동생인 레이라 팔레비 공주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다. 공주는 31세의 나이에 심한 우울증을 겪다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알리 레자 왕자는 부친과 여동생의 잇단 죽음으로 큰 상실감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것에도 미혹되지 아니한다는 불혹의 나이에 이란왕자가 자살로 세상과 하직하는 것을 보니 그가 짊어진 왕가의 몰락과 비극은 견디기 어려울 만큼 컸나보다. 업다운뉴스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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