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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수급 블랙홀' LG엔솔 흑자전환과 주가상승 여력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2.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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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국내 1위, 세계 2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규모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2020년 12월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으로 경영 실적을 따로 발표한 결과 영업이익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달 27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일부터 단숨에 시총 2위까지 치고올라선 LG에너지솔루션이 첫 독자 실적 발표를 전후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최근의 주가 반등 기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흑자 전환으로 이어진 호실적에다 LG에너지솔루션을 담으려는 패시브 자금(시장지수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장기적 운용자금) 규모가 2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 17조8519억원, 영업이익 7685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0% 늘었고,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4.3%로 집계됐다.

연간 실적에는 미국 완성차업체 GM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관련 비용 및 경쟁사 합의금 등 일회성 요인들이 포함됐다. 일회성 비용들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매출은 16조8597억원, 영업이익은 9179억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경영 악재로 연 매출 목표였던 18조9000억원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수율 등 생산성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전년(12조5700억원) 대비 42% 상승한 매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4조4394억원에 영업이익 75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2% 늘었다. 영업이익은 GM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3분기(3728억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까지 모회사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으로 실적을 공개해오다 지난달 코스피 상장에 따라 처음으로 실적을 따로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로 19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연간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 원통형 배터리 매출 확대, 고객사 반도체 수급 이슈 및 리콜 대응 물량 우선 공급 등에 따른 영향을 모두 반영한 목표라는 설명이다. 지난해와 견줘 8%,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14% 높아진 규모다.

올해 투자계획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에 모두 6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지난해 총 투자액(4조원)보다 58% 늘어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CEO(최고경영자) 권영수 부회장은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품질 향상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3년 만의 흑자 전환 발표에도 지난해 실적은 공모가 산정 때 추정한 실적에는 미치지 못한다. 제비용상각전이익(EBITDA)이 2조2000억원으로 공모가 산정 당시의 2조3175억원을 밑도는 것이다.

그렇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100조 이상 시가총액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상장 전부터 공모주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자금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증권가의 우려가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으로 현실화된 상황에서 국내 2차전지 대표주의 주가 강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을 끈다.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자마자 대거 팔았고, 기관투자자는 패시브 자금 수요로 LG에너지솔루션을 담기 위해 다른 종목을 대거 매도하면서 증시가 급락했던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일 공모가(30만원) 대비 68.3% 급등한 이후 3거래일 연속 급락했지만 이달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상장 직후인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대거 던지면서 2조원 가까운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설 연휴 직후부터 매섭게 순매수로 돌아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일 50만원대를 회복한 이후 실적 발표 전날인 7일에는 코스피 대형주 중 나홀로 급등하면서 5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시총 124조원을 넘어섰다. 실적 발표일에는 장중 57만7000원까지 찍기도 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지수 편입을 앞두고 대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지수에 속한 종목을 추종해 투자하는 인덱스펀드,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자금인데,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지수 편입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자 자금이 유입돼 주가에 상승 여력을 더해준다.

예컨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일 FTSE(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지수 산출 종목으로 편입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커진 것은 주가 반등 요인으로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하는 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작성하는 세계주가지수인 MSCI 지수의 조기편입이 발표됐고, 오는 14일 장 마감을 기점으로 MSC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 대형주 부문에 편입된다.

지난 7일 에프앤가이드 2차전지 산업지수에 이어 9일 EQM 리튬·배터리 기술지수 편입 등을 시작으로 잇따라 주요 지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스피200지수에는 다음달 11일 조기 편입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향하는 전체 패시브 자금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라액티브 글로벌 리튬 지수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조기 편입하기 위해 방법론을 변경하는 등 글로벌 2차전지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을 담으려는 전체 패시브 자금은 약 2조원으로 9일부터 자금 유입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총 2위 규모의 2차전지 대표주를 담기 위해 증시 전체가 흔들리는 ‘민폐매매’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이같은 수급의 힘으로 반등 여력을 찾았다. 추종성 자금 수급도 한계가 있는 만큼 얼마나 주가 호조세가 지속될지는 다음달 코스피200 편입으로 가능해지는 공매도가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순수 전기차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미국·중국·유럽 등 3개 권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 글로벌 배터리 강자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여전히 높지만 이 ‘수급 블랙홀’의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선택도 그만큼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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