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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깨고 위로 전한 '빙속괴물' 김민석 데자뷔 동메달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2.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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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키엘드 나위스 186cm 87kg, 토마스 크롤 192cm 86kg.

베이징 올림피아드 포디엄에서 금, 은메달을 목에 건 이들 네덜란드의 두 빙속 거구 옆에 선 178cm 70kg의 김민석(성남시청)은 실로 왜소해 보였다.

4년 전 평창 시상대에서도 챔피언 나위스와 역시 네덜란드의 네파트릭 로제스트(187cm 78kg)에 이어 김민석이 동메달에 입맟춤할 때를 소환하는 데자뷔다.

올림픽 데뷔전에서 깜짝 입상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빙속괴물’이라는 애칭이 붙었던 김민석이 2연속 동메달 질주를 이어가며 아시아 빙속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썼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란히 20년 묵은 올림픽을 경신한 나위스(1분43초21), 크롤(1분43초55)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동메달 역주를 펼쳤다.

김민석이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시상대에서 동메달을 받은 뒤 네덜란드 금., 은메달리스트 옆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이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시상대에서 동메달을 받은 뒤 네덜란드 금., 은메달리스트 옆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세 때인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메달 신화를 쓴 데 이어 다시 아시아 최초 2회 연속 메달리스트로 위상을 끌어올린 것이다.

초반 스피드부터 막판까지 페이스를 지켜내는 지구력의 균형이 중요한 중거리 종목이기에 아시아 선수들의 무덤이 돼왔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김민석이 ‘아시아는 안된다’는 편견을 두 번이나 깨뜨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빙상을 시작했지만 휙휙 돌아가는 코너링보다는 묵묵히 직선 주로를 지치는 질주본능에 매력을 느껴 롱트랙으로 옮긴 뒤 빠르게 성장한 김민석. 2016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과 2017년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다 평창에서 확실히 중거리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베이징의 도전에서는 1500m의 초반 스타트 강화에 집중했고, 세계기록 보유자인 나위스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면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냈다.

김민석의 동메달은 개막 사흘 만에 나온 한국선수단의 1호 메달로 어느 대회 때보다 의미가 깊다. 전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으로 선수단이 국제스포츠계에 공식 항의 방침을 밝히고 국민과 정치권에서 공분을 삭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낭보여서 선수단과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다.

김민석이 8일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나위스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이 8일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나위스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통적인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 ‘텃세 판정’으로 실망과 상심이 커지고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배추보이’ 이상호마저 0.01초의 불운으로 5위에 그치면서 어수선했던 선수단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축전을 보내 “국민들에게 큰 자부심을 선사했다"고 격려하면서 "'좋은 모습으로 힘을 주고 싶다'던 김민석 선수의 바람이 이뤄져 기쁘다. 동료 선수들에게도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김민석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할 질주에 나선다. 평창에서 이승훈, 정재원과 은메달을 합작한 팀추월에서다. 이번에도 같은 멤버로 합을 맞춘 데자뷔 메달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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