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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 비트코인을 대체 왜 하냐고요?(上)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3.03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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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물밑에서 그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의미와 맥락을 짚고자 합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풍속도요, 미래 변화상의 단초일 수 있고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동향 분석이기도 합니다. 부지불식간에 변하는 세상, 그 흐름을 놓치지 마세요. <편집자 주>

[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가즈아!”

친구들과 함께하는 카카오톡(카톡) 단체방에서 아침 인사는 더 이상 “좋은 아침!”이 아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확인한 해외 주식과 비트코인이 ‘떡상(어떤 수치 등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한 이들은 상쾌한 아침을 맞는 반면, 하락세로 타격 입은 이들은 푸념과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심기 불편한 하루를 시작한다.

이들은 가상화폐 코인채굴이라는 목표를 갖고 지친 사회생활을 위로하기도 한다. 마치 광부의 마음가짐으로 출근길에 몸을 싣는다. 비트코인 1개를 생성하기 위해선 컴퓨터 연산 작업을 통해 발굴하게 되는데 옛 금광에서 삽과 곡괭이로 광물을 캐는 것처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퇴근 후엔 주식 및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시세 흐름을 읽고 파악하려고 한다. 다른 투자자 성공 사례에 괜스레 배가 아파진다. 그러나 언젠간 펼쳐질 장밋빛 인생, 일찌감치 경제적 독립을 이뤄 조기 은퇴하는 ‘파이어 족’을 그려보며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20·30세대는 비슷한 쳇바퀴를 돌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주식과 비트코인은 여전히 기회의 땅?

‘대한민국 정신병 환자 역대 최다 경신’

올해 초부터 유튜브에서 송출되고 있는 A 온라인 강연업체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광고에선 성공학 강사인 B씨가 “이렇게 고도성장한 나라에서 여전히 가난하다는 것은 정신병이라 보면 된다”고 주장한다. 비약은 있지만 왠지 공감되며 씁쓸해지는 말이다. 광고를 보고 있자니 당장 뭐라도 해야 ‘정신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다.

20·30세대는 주식과 비트코인을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상대적 빈곤’이라는 수렁에 빠질 수 있는 자신을 구해줄 든든한 동앗줄 중 하나로 꼽는다. 포털 카페나 카톡 오픈 채팅방, 소모임 앱 등에서는 주식과 비트코인 관련 방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소모임 앱에선 지난달 24일 기준 총 38개의 주식 및 비트코인 관련 방이 똬리를 틀고 있다. 소수 인원이 모여 알짜배기 정보를 주는가 하면, 회원 300명을 거느리고 있는 메가톤급(?) 모임방에선 관련 뉴스와 스터디, 강사 교육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해당 모임에 가입해보니 유저들은 대부분 20·30세대였다. 모임장들도 적극적인 모임 참여와 공감대 형성 등을 이유로 198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생들만 받고 있다.

이제 점심 식사 후 카페에서 주식 또는 비트코인 수다를 떠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직장인 C(30)씨는 “직장인들 점심시간 대화는 주로 주식, 비트코인 이야기다.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고 한동안 산 사람이 알 정도면 엄청난 인기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엔 듣기도 싫었고,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었는데 이제는 동료들과 대화가 된다”고 밝혔을 만큼 주식 및 비트코인 투자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발표한 리포트에선 가상화폐 앱 월 사용자 수의 30대 이하 비중이 2020년 말부터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249만명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사용자의 60%에 달한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총 5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이용자가 총 558만명인데, 이 중 전체의 80% 이상이 20~40대 젊은 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도 82만명으로 전체의 15%나 된다.

가상화폐 열풍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3.5% 급락했다는 정보가 안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3.5% 급락했다는 정보가 안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행하게도 기회의 땅에서 모두 수확물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과 비트코인은 리스크가 큰 투자다. 미래가치 혹은 가치투자라고 하지만 잃으면 도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코인은 종류에 따라 출처가 불분명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가득해 수익을 장담키 어렵다.

투자엔 변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선 기업 환경은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기업이 좋고 실적이 뛰어나도 주가는 언제든 하락할 수 있다. 부광약품 주가 급락에 타격을 입은 D(27)씨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2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7월 최고점 장중 4만원선까지 상승 행진을 보였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레보비르 제품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뉴스가 터지더니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전일 대비 5000원 이상 빠지니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을 머금고 팔아넘겼다”며 기업 변수에 따른 주식 위험성을 설명했다.

여기에다 국제 정세 등 시장 변동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각국 정부 규제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제권이 강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규제에 나서며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데다, 가상화폐 제한 등으로 비트코인 채굴 환경도 바뀌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의 경우 직접적으로 거래를 단속할 순 없겠으나 간접적인 규제는 얼마든지 가능하기도 하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증시와 비트코인 시장이 큰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도 투자자들 가슴을 바짝 타들어가게 한다.

심지어 주식과 비트코인은 심리 싸움이라는 말까지 있다. 주식과 비트코인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세상의 모든 투자들이 심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인간 심리는 굉장히 불안정한 속성을 갖고 있고, 불안을 올바르게 통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주식과 비트코인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본래 사람은 새롭게 습득한 지식이 자신의 기존 신념과 어긋날 때 그것을 배척하는 습성이 나온다. 예를 들어 판단 오류로 잘못된 종목에 투자했다면 올바른 태도는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팔고 나오는 것이겠지만,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받게 될 정신적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그저 운이 없었다며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도박사의 오류와 군중심리도 마찬가지로 크게 작용한다.

그만큼 주식과 비트코인은 어렵다. 괜히 ‘주린이(주식+어린이)’, ‘코린이(코인+어린이)’란 말이 생겨난 게 아니다. 투자에 숙련도를 매길 만큼 충분한 공부와 노력 없인 대박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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