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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써낸 'K-바이오' 신화…국내 최초 코로나 백신 개발로 방점을 찍다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06.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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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SK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또 하나의 ‘K 바이오’ 역사를 만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종점검위원회에서 품목허가 결정을 받으며, 우리나라가 코로나 백신 보유국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SK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지 반세기도 안 된 35년 만에 국내 대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이오 주권을 확보, 사업보국을 하겠다"는 SK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현 회장의 집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 SK바이오의 시발점이 된 최종현 선대회장…“목표는 세계적 신약을 만드는 것”

SK는 1980년대 주력사업인 섬유산업을 대체할 성장동력을 고민하던 중 바이오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실제 사업화는 쉽지 않았다. 당시 제약업계는 다국적 기업의 신약을 수입해 단순 가공·포장하거나 복제 판매하는 수준이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87년 선경인더스트리 산하에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한 뒤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제제, 바이오 등 4개 분야로 나눠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실은 1989년 연구소로 확대된 뒤 위암치료 신약을 1호 과제로 삼고 10년의 연구 끝에 1999년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인 ‘선플라’를 개발했다.

선플라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 신약으로, 한국 근대의약이 시작된 지 100년여 만에 대한민국을 신약 주권을 가진 국가로 만들었다. 신약은 화합물을 합성해 기존에 없던 약을 제조한 것으로 SK는 10년 연구에 당시로선 81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했다.

SK는 미국 뉴저지와 대덕에도 연구소를 설립한 뒤 1993년 글로벌 신약기업을 따라잡기 위한 ‘P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약을 뜻하는 영단어 'Pharmaceutical'의 첫 글자를 딴 이 프로젝트는 현재 SK바이오팜의 출발점이 됐다. 앞서 선경인더스트리에 설립된 생명과학연구소는 바이오와 백신, 제제 분야로 특화된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의 모태가 됐다.

최종현 SK 선대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종현 SK 선대회장(가운데) [사진=연합뉴스]

■ 최태원 회장·최창원 부회장, 백신과 신약개발 이끌다

최 선대회장의 바이오를 향한 열정은 최태원 SK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 이어졌고, 이들 두 사람은 최 선대회장의 유훈을 이어받아 바이오 사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SK는 2001년 국내 1호 천연물 신약 ‘조인스’(관절염 치료제), 2007년 신약 ‘엠빅스’(발기부전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국내 35개 합성신약 중 2개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코로나19 백신 국산화로 주목을 끈 SK의 백신 기술은 최창원 부회장이 가세하면서 본 궤도에 올랐다. 최 부회장은 2006년 SK케미칼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프리미엄 백신개발을 위한 스파이박스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경북 안동에 백신공장을 설립하면서 백신 연구를 이끌었다.

결국 2016년 세계 최초로 세포를 배양,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개발해 냈다. 세포배양 기술은 유정란 백신에 비해 생산 기간이 짧고 효율이 우수해 독감 대유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최 부회장이 백신에 집중했다면 최태원 회장은 신약 개발에 주력했다.

최 회장은 SK바이오팜을 설립, 2019년 수면장애 신약 ‘수노사’와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 등 신약 2개를 개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냈다. 국내 기업 중 신약후보 물질 발굴과 임상, FDA 승인, 마케팅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신약을 보유한 기업은 SK가 유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사진=연합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사진=연합뉴스]

■ SK, 반도체·배터리와 함께 바이오라는 세 번째 날개를 장착하다

“바이오 사업을 육성해 2030년 이후에는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

최태원 회장이 2002년 한 말이다. 최 회장이 장기목표를 제시하자 SK는 바이오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SK팜테코 등을 설립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신약과 백신, 제제, 의약품 위탁생산에 주력하면서 SK가 탄탄한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는 핵심 원동력이 됐다. 특히 4개 기업의 매출총액은 2019년 9532억원에서 지난해 2조4022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반도체와 배터리에 이어 SK의 또 다른 든든한 성장 버팀목이 됐다. 

최 회장은 SK의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확장하면서 ‘K-바이오’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설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에는 미국의 위탁개발생산(CDMO)업체 앰팩도 인수했다.

이로써 국내 세종시에 위치한 공장까지 포함해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모두에 바이오 생산기지를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해외 생산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신약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할 SK팜테코를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SK는 지난해 프랑스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CBM에 투자, 세포·유전자치료제까지 생산하는 기업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 단백질을 분해해 신약을 개발한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투자하고, 중국에 중추신경계 제약사인 이그니스를 설립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머물지 않고 향후 5년간 바이오 관련 분야에 최소 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K관계자는 “SK의 바이오 역사는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 바이오 연구진들이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면서 이뤄낸 성과”라며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K-바이오’의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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