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윤대통령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 키워드는 '가치'연대와 세일즈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6.30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으로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이 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현장에서 ‘가치외교’를 본격화하면서 양자 회담 등을 통해 방산대국을 지향하는 ‘세일즈외교’에도 힘을 불어넣었다.

서방 군사동맹체 나토의 파트너국 자격으로 한국 정상 최초로 참석한 윤 대통령은 한국과 가치규범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지역 테두리를 넘어 연대와 협력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처음 대면해 냉각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첫 단추를 꼈고, 4년 9개월 만에 성사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삼각공조를 복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나토의 이른바 '신전략개념'과 관련해 "오늘날 국제사회는 단일국가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안보위협에 직면해있다"며 "신전략개념이 반영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 차원의 관심도 이러한 문제의식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나토는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래로 정치·군사 분야의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왔고, 이제 대한민국이 역량을 갖춘 국가로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나토는 이날 채택한 '2022 전략개념'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며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한국과 일본이 나토 파트너국으로서 마드리드행에 나서면서 서방의 반중(反中) 노선 동참을 우려하는 중국에서 ‘대가’를 들먹이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외교의 새 지향점인 ‘가치 연대’를 다지기 위한 한국의 역할론으로 정면돌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친 동유럽 전쟁사태를 염두에 둔 듯 ‘가치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 한국과 나토의 협력관계가 이런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 등 가치를 고리로 나토와 연대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가치외교'는 지역의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연대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부터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처럼 가치에 기반한 국가간 공동대응과 연대는 확대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간 연대를 강조했는데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재진과 약식회견에서도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우리 나토 국가들과 인태(인도·태평양) 국가들 사이에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나토 회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초청 파트너국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동도 이날 성사됐다. 4개국 정상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마련하면서 유럽 국가들과 필요시 협의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4개국은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나토 파트너 관계를 수립해서 협력해 왔다"며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 AP4개국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좋은 의견교환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회동을 출발점으로 가치관을 공유하는 나토 무대에서 아·태 국가들의 역할론이 부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 격화 속에서 러시아는 물론 중국을 새롭게 견제하는 신냉전의 세계 안보질서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풀리지 않는 탓에 5년 가까이 만나지 못한 한미일 동맹의 정상들은 이날 마드리드 회담을 통해 대북 3각 공조를 강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3개국 정상 대좌는 2017년 9월 유엔 총회 현장의 트리플 서밋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약 5년 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이니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국 협력을 강화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일 3각 협력은 우리의 공통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며 “그중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번에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일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오늘로써 복원됐다”고 자평했고, 백악관도 회담 후 별도로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 3국 정상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가치외교 행보를 본격화한 것과 다른 한 축에서는 실용 ‘세일즈외교’를 넓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산업 부문에서 첫 경제외교 성과를 낼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예상이 나오면서다.

윤 대통령이 폴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방산과 원자력발전 세일즈외교에 나섰고, 방산 부분에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고 최상목 경제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는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심도 있게 논의됐는데, 조만간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정상 세일즈외교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최 수석은 "이번에는 방위산업과 원전에 대한 정상 세일즈외교에 중점을 뒀다"며 "방산과 원전부터 시작하지만 향후 5년 동안 그 리스트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간 '세계 3~4위권 방산대국'을 목표로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원자력발전의 경우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체코와 폴란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는 네덜란드 정상이 '한국 원전이 선두적인 것을 잘 알고 있고 한국 원전도 옵션 중에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게 최 수석의 전언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프랑스와 원전기술·우주산업, 체코와 원자력·전기자동차, 호주와는 그린수소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2030 국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정상들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등 '유치외교’에도 힘을 보탰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