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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100일에 몸 낮춰 방점 찍은 '민심'...국민소통에 변화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8.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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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을 맞아 '용산시대 개막과 10가지 변화'를 자체 선정했다. 74년 만에 청와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개시한 변화를 가장 먼저 꼽았고, 그로 인해 가능해진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을 두 번째 변화로 들었다. 역대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소통행보라는 점에서 신선했지만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피로감과 부작용도 부각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출근길에 국정수행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 추월)'를 기록한 데 대해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며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지만 다음날 장관 부실인사 논란에 대해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후보자 중 훌륭한 사람을 봤어요? 다음 질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 여론 악화를 불렀다.

야권에서는 레임덕에 빗대 ’취임덕 대통령‘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국정 지지율은 계속 빠졌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국민과 응답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한 대가로는 실로 혹독했던 셈이다.

약식회견이 아니라 취임 100일을 맞은 정식 기자회견에서는 닮은 듯 다른 스탠스를 보였다. 국민 눈높이에서 날선 비판을 받을 것이고 도어스테핑을 통한 소통 행보는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54분간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며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집권 초반 저조한 국정 지지도를 의식한 다짐으로 풀이되는데,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대통령 스스로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취임 후에 100여 일을 일단 당면한 현안들에 매진하고, 되돌아볼 시간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취임이후 첫)휴가를 계기로 해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 등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민심을 세심하게 살펴 국정운영에 반영하고, 그 과정에서 정책과 소통의 문제점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이전의 시각에서 달라진 대목으로, 국민의 관점을 덧입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새로운 소통 방식의 하나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출근길 국민소통‘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는데 국민과의 소통 취지로 안다. 답변 내용이라던가 태도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심정이 어땠나. 최근에 조금 변화를 주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계속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중심제 국가라고 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 중에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며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도 ”그건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저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도어스테핑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이해하고 미흡한 점들은 개선돼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취임식 다음날인 5월 11일 ”일해야죠“라는 일성으로 말문을 연 뒤 151개의 질문을 받으며 36회 진행된 도어스테핑은 '양날의 칼'이다. 소통효과가 큰 만큼 부작용을 염려해 새로운 시도를 접지는 않겠다는 뜻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0선‘ 정치인으로 여의도 문법에도 익숙하지 않아 출근길에서 정무적인 시각의 정제된 언급보다는 ’솔직·직설‘ 발언이 많은 탓에 오해와 혼선도 커졌다는 지적을 의식해 소통의 틀은 유지하되 개선의 여지를 두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질문에 녹아든 지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불통`으로도 비친 점이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 만큼 탈권위의 소통으로 ’출근길에 비판받는 대통령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는 주목받는 대목이다.

아침 문답의 형식을 유지하지만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전해질 내용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취임 100일을 다가오면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 발신에서 그 조짐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짧은 1년 정치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고심했다는 8월 첫째 주 여름휴가가 변곡점이었다. 이전에 ’법과 원칙‘을 줄곧 강조해오다 ‘국민·민생’으로 방점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8일), “광복절 사면은 민생에 중점을 뒀다”(12일), “국민을 위한 (인적)쇄신으로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다”(16일) 등 일련의 메시지에는 ‘국민의 관점’이 투영된 것으로 읽혔다.

이날 20분 가까이 이어진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은 ‘국민’을 가장 많은 20차례나 언급했다.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하고 향후 국정 방향을 제기하면서 '경제'를 18회, '산업'을 15회 사용해 최근 경제 복합위기 속에 삶이 팍팍해진 국민에 대한 섬김 기조가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휴가 기간 정치를 시작한 후 1년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당면한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부터 ‘반성’을 통해 민생 회복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이다.

또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고 규정한 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뜻을 잘 받들겠다"고 역설했다.

‘국민의 뜻’에 방점을 찍고 국정운영 방침을 밝힌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확연히 갈렸다.

국민의힘은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취임 100일에 맞춰 논평을 통해 “새로운 정부는 이념이나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철저히 국민과 국익에 기반한 국정 운영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응원과 지지에는 자만하지 않고, 합리적 비판에는 더욱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않으며 국민 속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구체적인 쇄신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 수위가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빈 수레만 요란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며 "윤 대통령은 100일 간의 성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나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다"고 혹평했다. 정의당 이동영 대변인도 "국민들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국정기조 전환, 인적 쇄신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은 없고, 100일 동안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아전인수와 자화자찬, '마이웨이' 선언에 그친 기자회견이었다"며 “여전히 국정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하면서 시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잃은 이유와 원인이 대통령 자신에게 있음에도 근본적 상황 인식과 쇄신 대책도 없이 '앞으로 잘 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대단히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 169명과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의원 175명은 윤석열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제기된 사적 수주 의혹과 대통령실 사적 채용 관련 의혹 등을 규명해야 한다며 이날 국회 의안과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 취임 100일의 윤석열 정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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