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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만에 산업활동 '트리플 마이너스'...국내외 선행지표로 읽는 경기둔화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8.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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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7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들면서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들어 ‘그린북(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고물가가 소비를 제한하고 수출회복세 제약 등으로 석 달째 ‘경기둔화 우려’의 시그널을 보낸 대로 산업활동의 3대 축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소매판매(소비)는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감소해 외환위기 당시에도 없던 장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가 예고하는 복합 경제위기의 양상은 향후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국내외 경기선행지표에서도 녹아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 100 기준)로 6월보다 0.3% 줄었다.

소비의 중심축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 3월(-0.7%), 4월(-0.3%), 5월(-0.1%), 6월(-1.0%)에 이어 5개월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1995년 소매판매 통계 작성 이래 첫 사례다. 올해 들어 2월만 반짝 보합을 기록했을 뿐 1월(-2.0%)을 포함하면서 한 달도 증가세로 돌아서지 못하한 소비판매 부진의 골은 깊다.

다만 소비의 또 다른 축인 서비스업 생산은 예술·스포츠·여가(7.3%), 숙박·음식점(4.4%) 등의 호조로 6월 0.2% 감소에서 7월 0.3% 증가로 돌아섰다. 음식료품 구매 등 재화를 소비하는 소매판매가 고물가 기조 속에 반등하지 못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을 통한 소비자 서비스는 그나마 소비 여력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全)산업생산지수는 117.9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4월 0.9% 줄었다가 5월(0.7%), 6월(0.8%)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7월 감소세로 재전환했다. 반도체(-3.4%) 경기 부진에 따라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3%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지수는 124.4로 운송장비(-6.9%)와 기계류(-2.1%) 투자가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3.2% 감소,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토목 공사 실적 감소(-13.4%)로 2.5% 줄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했고, 소매판매 등 내수 지표들도 감소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전월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지난 3, 4월 연속 하락하다 5, 6월 0.1p씩 상승한 데 이어 오름폭을 키웠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상황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3p 떨어졌다.

선행종합지수 자체로는 구성지표 중에서 코스피(-4.4%), 경제심리지수(-2.6p) 재고순환지표(-1.5%p), 장단기금리차(-0.17%p), 수출입물가비율(-0.6%)이 감소했지만 기계류내수출하지수(2.9%), 건설수주액(2.0%)이 증가해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 수출의 효자손인 반도체의 경기 하락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제조업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이 125.5%로 전월보다 1.3%p 증가,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보합, 6월 0.1p 증가만을 빼곤 올해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낙관과 비관 전망을 가르는 기준선 100을 5개월째 밑돌고 있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에 따른 수출증가세 둔화, 반도체 단가 하락,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산 측면을 진단한 뒤 "전반적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성장 둔화·금리 인상 등 대외 측면의 어려움이 지속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근간인 수출 회복이 절실한데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깊어지면서 교역조건이 계속 악화돼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진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7월 교역조건'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가늠해보는 지표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55로 198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품 100개를 수출할 경우 82.55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인데, 그만큼 현재 악화된 교역조건을 보여준다.

이같은 교역조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산출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에도 반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코스피, 장단기금리차는 물론 수출입여건, 제조업황전망, 재고순환지표, 자본재재고지수 등 한국만의 선행지표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가늠하는 한국의 OECD 경제선행지수를 통계청 집계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더불어 중요한 '경기예측 바로미터'로 삼는다.

OECD 선행지수는 경기 국면이 전환하는 시그널을 조기에 알려주기 위한 지표로 향후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내다보는 데 활용된다. 시장에서는 과거 흐름을 추적해볼 때 국내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보다 1~3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선행지수는 7월 98.5로 두 달째 98대를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5월 101.95까지 올랐다가 14개월째 하락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5개월째 하락하고 OECD 선행지수도 14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들의 상관관계를 높게 본다.

1년 2개월 동안 이어진 한국의 하락세 편차는 3.5p였는데,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전체의 선행지수 감소폭은 1.1p였다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 경기 둔화 전망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선행지수는 지난 4월에야 100 밑으로 떨어져 7월 99.2를 기록했다.

한국의 6월 OECD 선행지수 98.8이 2년 2개월 만의 최저치였다면, 7월 지수 98.5는 유럽의 재정위기 시기인 2012년 2월과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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