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업들의 무기쇼’ K-방산의 위상 뽐낸 DX KOREA 2022 (下)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9.27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이번 박람회는 무엇보다도 방산기업들이 정성들여 마련한 '무기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무기의 향연이었다.

또 평소 접하기 어려운 기아, 대한항공, 풍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현대위아, 한화 방산계열사 3사(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K-방산’의 명성을 높이고 있는 기업들과 그 주력 제품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화디펜스가 선보인 다목적 무인차량 ARION-SMET [사진=강지용 기자]
한화디펜스가 선보인 다목적 무인차량 ARION-SMET [사진=강지용 기자]

그 중에서 한화 방산계열사 3사가 마련한 그룹 전시관은 규모와 인파 면에서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AI, 로봇, 레이저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무기 체계를 선보인 한화는 계열사별로 주력 제품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서 한화디펜스는 무인화·자율주행 등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을, 한화시스템은 레이더 하나로 표적에 대해 탐지·추적·피아식별·미사일 유도를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차원 위상배열 다기능레이다의 수출형 모델을 선보였으며, 한화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드론 탐지·무력화시스템을 전시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레이다존 △스페이스존 △커뮤니케이션존 △에어존 △랜드존으로 구분해 무기를 전시했다. 먼저 레이다존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3000억원 규모의 유도무기 수출 계약으로 잘 알려진 천궁이 소개됐다. 흔히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 레이다(MFR)의 수출형 모델로 알려진 천궁은 한 개의 레이다로 표적에 대해 탐지·추적·피아식별·미사일 유도 등을 시행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차원 위상배열 MFR로 알려졌다.

또 스페이스존과 커뮤니케이션존에서는 △저궤도 통신위성 △위성간통신기술(ISL) 레이저통신 기술 등을 통해 우주인터넷을 실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ISL은 초고속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실현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에어존에서는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사와 함께 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기술을 활용한 국방 틸트로터(TR) 수직이착륙기가 공개됐다. 한화시스템은 이를 통해 △인원·물자수송 △감시·정찰 △조명탄 투하 △환자 후송 등에 쓰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미래형 궤도 장갑차 레드백 축소 모형. 최근 호주 국방부가 차세대 장갑차 사업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는 소식이다. [사진=강지용 기자]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미래형 궤도 장갑차 레드백 축소 모형. 최근 호주 국방부가 차세대 장갑차 사업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사진=강지용 기자]

이외에도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미래형 궤도 장갑차 레드백(Redback)도 확인할 수 있었다. 레드백 장갑차에는 미래형 통합전장시스템이 탑재돼 있는데, 미래형 통합전장시스템은 지휘통제·사격통제·통신 및 센서가 통합된 복합시스템으로 알려졌다.

레드백 장갑차는 전장 8m, 중량은 42톤에 이르지만 시속 70km 속도로 빠르게 달릴 수 있어 사막이 분포한 호주 등에서 관심이 크다. 일례로 호주 국방부가 한화 디펜스의 레드백과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를 호주 육군 차세대 장갑차 사업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는 뉴스도 들린다.

지난달 폴란드와 3조2000억원 규모로 수출 계약이 체결된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도 눈에 띄었다.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되면서 한화디펜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더구나 한화디펜스는 나토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나토 동맹의 핵심인 영국과 미국의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을 겪고 있는 루마니아 역시 생산 능력과 기존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 저렴한 가격, 우수한 성능 등을 고려해 K9자주포 등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기아, 현대로템과 함께 그룹 전시관을 꾸려 제품을 공개했다. 현대위아 전시관에서는 안티 드론 시스템(ADS)과 소형 원격사격무기체계(RCWS), 차량 탑재형 81㎜ 박격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ADS는 드론의 전파를 방해해 날지 못하도록 하는 소프트 킬(Soft Kill) 기능에 직접 요격까지 할 수 있도록 하드 킬(Hard Kill)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현대위아는 최근 위협적 무기로 빈번하게 활용되는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DS를 개발했다.

현대위아는 안티 드론 시스템(ADS)에 중점을 두고 박람회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맞았다. [사진=강지용 기자]

ADS는 레이다와 원거리 광학감시장치 등을 사용해 빠르게 드론을 탐지, 추적할 수 있고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드론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더하여 드론 타격장치로는 40㎜ 공중폭발탄을 적용해 요격 확률을 높이는 동시에 군집 드론에 대한 대응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소대 지원화기인 7.62㎜ 이하의 기관총을 장착하고, 드론 무력화를 위한 전파방해장치(Jammer)도 탑재한 소형 RCWS와 자동 방열 기능을 통해 신속한 사격을 가능하도록 했고, 차량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분리해 기존 박격포처럼 운용할 수 있는 차량 탑재형 81㎜ 박격포의 축소 모형도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했다.

이번 박람회가 단순히 무기, 운송수단 전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한컴라이프케어 전시관에서는 화학전을 대비하기 위한 과학화훈련체계, 차세대 방독면,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공기호흡기, 화학보호복, 방탄복, 휴대용화학탐지기 등 최신 기술이 활용된 국방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한컴 산하 방위산업 전문제조사로서 한컴라이프케어는 이미 K5 방독면을 전 군에 보급하고 있다. 또, 시뮬레이션과 센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교전훈련을 하는 마일즈(MILES) 시장에도 참여하고 있다.

소방용 화학보호복 등에 대해 설명하는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 [사진=강지용 기자]
소방용 화학보호복 등에 대해 설명하는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 [사진=강지용 기자]

특히 공격형 드론마일즈는 지난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모의전투시스템(KCTC)에 도입됐으며 이를 통해 육군은 성공적인 교전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오병진 한컴라이프케어 대표는 지난 4월 “마일즈 시장에서 지난해 300억원 규모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는 그 이상 수주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전시관 한편에 있는 소방용 화학보호복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는 “소방용 화학보호복으로는 SCA1800KY, SCA1800ET-RK, SCA1800ET-LK 모델 등이 있다”면서 “해방 보호복들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받았으며 난연원단을 사용하고, 공기주입장치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또 화학보호장갑과 내화학장화로 내절삭성·내열성·내화학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컴라이프케어가 앞서 소방·공공·국방·산업 안전 분야에 사업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생활안전·의료·사회안전망 플랫폼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중에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 있어 살펴보니 사족 보행 로봇 '비전60'이 관계자의 조종에 따라 네 발로 움직이고 있었다. 군용 로봇으로 제작된 비전60은 현재 미국 국방부 산하 육·해·공군에 납품돼 멕시코 국경 등에서 경비로봇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비전 60'이 관계자에 의해 시연되고 있다. [사진=강지용 기자]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비전 60'이 관계자에 의해 시연되고 있다. [사진=강지용 기자]

비전60은 길이 85cm, 넓이 54cm, 높이 38~76cm로 언뜻 보면 중형견 사이즈와 비슷했다. 3개의 시야심도(DOF) 센서와 12개의 구동 모터, 340도 회전이 가능한 발이 장착돼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한데 관계자의 조작기를 통해 각 기능이 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다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동제어장치(OCU)를 통해 움직임을 기록한 후 재생 기능을 통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총기 생산에 있어서 비중이 높은 다산기공 부스, 120mm 박격포를 소형전술차(LTV)에 탑재해 새로운 무기체계를 선보인 SNT의 부스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국군의 제식 소총 K2의 제작사로 익히 알려진 SNT 부스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을 때를 감안해 체험 공간을 내부가 아닌 외부로 뺐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다산기공의 경우 체험 공간을 외부로 빼놓은 상태였다.

더구나 일부 아동이 무기 체험 도중 넘어져 다칠 뻔한 경우가 있었는데, 안전요원이 따로 배치되지 않은 모양인지 눈에 띄지 않아 수준 높은 박람회의 옥의 티가 아닐까 싶었다.

이번 박람회는 행사 기간 동안 6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로 인한 관람객 및 군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소위 ‘K-방산의 잭팟’이 터져서인지 박람회를 취재하면서 방산기업 관계자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밝았다. 박람회는 관람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장으로도 활용된 만큼 현장에서 동유럽 및 중동 지역 국가들과 계약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방한 대표단과 국내 업체와의 미팅 또한 행사 기간 무려 120회에 육박했다고 한다.

방위산업 박람회답게 군 관계자 및 현직 군인의 관람 빈도가 높았다. [사진=강지용 기자]
방위산업 박람회답게 군 관계자 및 현직 군인의 관람 빈도가 높았다. [사진=강지용 기자]

최근 들어 방산 분야에 관심이 많아져 행사장을 찾았다는 A씨(36세)는 “요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전쟁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더구나 북한은 늘 그랬듯 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 와중에 국내 기업들이 AI와 로봇, 드론 등 첨단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걸 보고 다소 안심이 됐다. 이들 기업과 우리 국군이 단순히 지엽적인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우수한 전투능력을 위한 통합적인 시스템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씨의 말처럼 올해 들어 전 세계적 무력 갈등이 잦아지고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고려했을 때 방위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박람회가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의 모임이 아닌, 대중이 국내 방산업체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뜻깊은 행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방산알못’이었던 기자에게도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값진 기회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일까. 격년 개최임에도 불구하고 이 위세를 몰아 내년에도 개최되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도 넌지시 품어본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